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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선택2000]두 후보 진영, 천당-지옥 왔다갔다…

입력 | 2000-11-08 23:40:00


민주당 앨 고어 후보 진영은 최대승부처였던 플로리다주의 개표 상황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하는 모습이었다.

CNN방송이 ‘부시후보 당선 확정’ 보도를 내보내자 당선을 축하하는 전화까지 했던 고어측은 플로리다 주정부가 “아직 부재자투표를 포함해 개표가 끝나지 않았으며 표차가 총투표수의 0.5% 범위에 들면 법에 따라 검표를 해야 한다”고 발표하자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는 표정이었다. 낙선이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아내 티퍼 여사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며 패배를 인정했던 고어후보는 쑥스럽게 되고 말았다.

빌 데일리 민주당 선거본부장은 8일 새벽 당선축하 행사장으로 쓰려던 내슈빌 중심가의 전쟁기념광장에 나와 “플로리다주에서 부시 후보가 승리했다는 보도는 시기상조였다”며 “패배 인정을 철회하며 검표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발표했다.

격전지 플로리다에서의 패배 소식에도 아쉬움 때문에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던 7000여명의 고어 지지자들은 ‘검표’ ‘검표’를 일제히 외치며 환호했다.

개표 중반 경합주를 잇달아 내주자 패배감이 짙었던 부시 진영은 출구조사 결과 열세로 분류됐던 플로리다주가 개표 결과 우세로 기울자 서로 얼싸안고 ‘부시’를 연호했다.

부시 후보의 고향인 텍사스주 오스틴 시민들은 주의사당 앞 도로에 설치된 축제장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부시 당선 확정’이란 보도를 보고 부둥켜안고 승리를 축하했다.

의사당 앞과 옆 도로를 봉쇄하고 임시로 만들어진 축제장에는 강한 비바람에도 불구하고 수천명의 시민이 자리를 지켰다.

선거를 마치고 오후 6시부터 모이기 시작한 시민들은 새벽 2시가 넘도록 부시의 당선소감을 듣기 위해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러나 플로리다주 개표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표차가 한때 200여표까지 줄어들자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특히 플로리다주정부가 개표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힌 직후 부시진영 선거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결국은 우리 승리로 끝날 것”이라며 부재자투표나 검표를 통해 우세한 분위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