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9일 이규창 스포츠국장 명의로 공식성명을 내고 "MBC가 국내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있는 시점에서 3200만 달러(한화 약 384억원)라는 엄청난 외화를 지불하면서 메이저리그 경기 중계권을 독점계약한 것은 무모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KBS는 `MBC의 미 프로야구 독점계약에 대한 KBS의 입장'이란 제목의 공식성명에서 "MBC의 미 프로야구 독점계약은 방송사간 무모한 경쟁을 막아 국가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공중파 3사(KBS,MBC,SBS)가 합의 시행하고 있는 `스포츠 합동방송 시행세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KBS는 이어 "방송 3사가 합의한 `시행세칙' 중 합동방송대상 6항에는 메이저리그 및 일본 프로야구 리그도 포함돼있다"면서 "지난 97년에도 합동방송대상인 월드컵 축구 지역예선전을 단독 방송하는 잘못을 저지른 MBC가 이번에도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것은 `합동방송세칙'을 백지화시키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성명에서 KBS는 "MBC의 미 프로야구 독점중계권료는 3200만달러(한화 384억달러)"라고 명시했다.
그동안 MBC는 MLBI(Major League Baseball International)와의 계약관행을 들어 정확한 계약금액에 대해서는 함구해 왔으나, 향후 4년간 메이저리그 전 경기를 지상파와 케이블·위성TV로 독점 방영할 수 있는 권리로 약 2400만달러(한화 약 270억원)를 지불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만약 KBS의 주장대로 MBC의 계약금액이 4년간 3200만달러(연간 800만달러)라면, 이는 1998∼2000년 3년간 중계권을 독점했던 경인방송의 중계권료(총액 500만달러, 연 167만달러)의 5배를 넘는 액수로, LA 다저스에서 직접 뛰고 있는 박찬호의 올 시즌 연봉보다 2배에 달하는 것이다.
박찬호는 올 시즌 기본 연봉 385만달러와 옵션 40만달러 등 총 425만달러를 벌었다.
MBC가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계약한 이후 방송사의 인터넷사이트에는 "경제가 이토록 어려운데 엄청난 외화를 낭비하며 박찬호 경기를 중계할 필요가 있느냐"는 네티즌들의 항의 메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MBC측은 “4년짜리 다년계약과 지상파·케이블·위성을 포괄하는 ‘All Right’ 계약에 따라 종전에 비해 큰 폭으로 인상, 제시된 MLB측의 요구금액을 30% 이상 삭감해 최종 계약했지만 중계권료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용석/동아닷컴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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