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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영재의 월가리포트]엉망된 美대선…골병든 증시

입력 | 2000-11-12 19:03:00


지난주 미국 증시는 대통령선거 결과가 혼란에 빠지면서 동반추락하고 말았다.

선거 직전까지만 해도 선거결과와 증시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플로리다주의 선거집계가 꼬이면서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공화당 부시후보의 당선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는 하나 그 누구도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혼란은 선거 전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문제여서 언론뿐만 아니라 월가에서도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부시후보의 당선수혜종목으로 거론됐던 제약 및 담배업종 주가는 오락가락하는 당선가능성 보도에 희비가 엇갈리면서 하루걸러 등락을 거듭했다.

이번 주가하락은 정치적인 불안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대통령 선거사상 유례없는 박빙의 승부를 기록하면서 국론이 첨예하게 양분돼 차기정부는 향후 정책집행에 있어 엄청난 부담을 갖게 됐다.

정치가 안정되지 못할 경우 경제 및 주식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부진했던 주식시장은 대통령 선거의 마감과 함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전통적인 연말투자시기와 맞물려 마지막으로 증시활황을 전망하던 전문가들도 예상 밖의 복병출현으로 혼선을 빚고 있다. 이러한 혼란기에는 주식비중을 줄이고 현금비중을 늘리라는 충고가 설득력있게 들리고 있다.

게다가 기술주들이 몰려있는 나스닥시장에서는 실적악화를 전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마지노선인 지수 3000 지지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따라서 대통령 당선자가 누구인지와 상관없이 현난국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묘안을 하루빨리 제시하지 않는 한 주식시장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