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플로리다 재검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플로리다뿐만 아니라 접전을 보인 다른 주와 대선과 함께 치른 상하원 등 각급 선거 결과를 놓고도 곳곳에서 재검표 사태가 뒤따르고 있다.
대선의 향방을 가를 플로리다주는 9일 재검표를 끝낸 뒤 고어 후보 진영의 요구에 따라 일부 카운티에서 수작업 재검표가 진행됐다.
이에 공화당은 위스콘신주와 아이오와주 등 부시 후보가 고어 후보에게 아깝게 패한 지역에서 재검표를 요구할 수도 있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전면적인 우편투표제 채택으로 개표가 다음주에 끝나는 오리건주도 표차가 0.2%미만이면 무조건 재검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규정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또 뉴멕시코주는 인구 밀집 지역 버나리요 카운티의 개표에 문제가 드러나 재검표를 실시한 결과, 양 후보의 당락이 불투명한 상태.
뿐만 아니라 미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두 정당이 연방 상원을 50석씩 똑같이 균점할 것인가를 결정할 워싱턴주의 상원의원 선거도 부재자 투표 개표가 늦어지는 바람에 당락이 가려지지 않고 있다. 역시 미세한 표차 때문에 역시 재검표로 갈 공산이 높다.
전체 435석인 하원도 당초에는 공화당 221석, 민주당 212석, 무소속 2석으로 배분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4, 5곳이 재검표 또는 부재자 투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다수당과 소수당이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표차가 56표밖에 안되는 뉴저지주 제22구역을 비롯해 미시간주 8구역, 미네소타주 2구역, 플로리다주 22구역에서 각각 재검표가 이뤄지고 있고 캘리포니아주의 롱비치는 부재자 투표의 개표 결과가 나와야 당락이 결정될 전망. 민주 공화 양당의 변호사와 당 관계자들은 개표 감시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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