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승객과…(딸꾹) 승무원 179명이 탑승한 싱가포르…(딸꾹) 항공 소속 보잉 747소속…(딸꾹) 여객기가….”
딸꾹질 때문에 한 아나운서가 생방송 도중 곤욕을 치렀다는 에피소드다. 업무 도중 주책없이 나오는 딸꾹질은 누구나 한두 번은 겪는 일이다.
딸꾹질은 횡격막을 주관하는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기 때문에 생기는 일종의 반사작용. 한방에서는 폐(肺)나 위(胃)의 기(氣)가 위로 올라가고 몸에 수독(水毒)이라는 이상물질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딸꾹질의 치료는 기를 하강시키고 수독을 풀어주는 처치가 우선적으로 할 일.
한방에서는 풍지(風池)라는 경혈에 침을 놓는다. ‘풍지혈’은 귓불과 평행선상의 머리카락이 끝나는 부위와의 만나는 점. 딸꾹질이 시작됐을 때 풍지혈을 엄지손가락으로 약간 아플 정도로 10초 동안 꾹 눌렀다가 떼기를 10여 차례 반복해주면 잘 멎는다. 이때 혀를 길게 빼주는 것도 효과를 높이는 한방 비법. 혀를 빼주면 기의 하강이 잘 되는데 이 방법만으로도 딸꾹질이 멎은 예가 적지 않다.
그래도 잘 멎지 않으면 감꼭지를 끓여 마시면 좋다. 물 300cc에 감꼭지 10개 정도를 넣고 약 10분 정도 끓인다. 이때 생강을 두 쪽 가미해도 좋다. 감꼭지는 수 천년 전부터 딸꾹질과 야뇨증의 치료약으로 사용돼 왔다. 평소에 딸꾹질이 잦은 사람은 감꼭지를 모아두면 요긴하게 쓸 수 있다.
갓난아기는 딸꾹질이 멎지 않으면 등을 쓸어주는 것 이외에 찬 물수건으로 목덜미를 잠시 차게 해 주는 것도 권할 만하다. 기를 평정시키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 딸꾹질이 잦은 아기는 찻숟갈 뒤쪽에 꿀이나 설탕을 묻혀 빨게 하거나 귤같이 시큼한 것을 주는 것도 좋다.
딸꾹질이 3일 이상 계속되면 죽을 수 있다는 속설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다만 노인은 중풍의 전조 증상일 수 있고 중풍을 앓고 있는 중에 딸꾹질이 심해지면 예후가 나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이외에 위장병 호흡기질환 요독증 등이 있어도 딸꾹질이 잘 멎지 않는데 이때는 반드시 한의사의 진단을 받고 약을 써야 한다. 02―766―2004
윤영석(춘원당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