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부나 마찬가지겠지만 금정자씨(38·서울 중랑구 중화동)의 최대 관심사도 가족건강이다.
17년간 은행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전업주부로 ‘전직’한 지 3년째. 직장을 그만두니 무겁고 피곤했던 몸 상태가 말끔히 가시고 신체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은행업무의 특성상 퇴근시간이 새벽 2∼3시가 될 때가 많았기 때문에 늘 피곤했지만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도 모른채 일만 했다는 얘기.
“가족들의 건강을 본격적으로 챙기기 시작하게 된 것도 몸의 ‘정상 컨디션’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식구들이 워낙 채식을 좋아하긴 했다. 하지만 금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점심때 이것저것 먹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집에서 식구들과 채식을 하면서 몸이 완전히 달라지는 걸 느끼게 됐다.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완전 채식을 시작하면서 아랫배가 들어가고 주위에서 놀랄만큼 혈색도 좋아졌어요. 처녀시절에 입었던 바지 치수가 맞을 정도로 몸이 가벼워졌지요.”
그는 ‘채식나라’(www.vege.or.kr) ‘지구사랑’(www.vegetarian.pe.kr) 등 인터넷 채식동호회가 권장하는 메뉴를 토대로 먹을거리를 장만한다. 계절에 상관없이 식구들에게 즐겨 내놓는 기본반찬은 땅콩자반 참죽 김부각 무말랭이 깻잎 등 7∼8가지. ‘채식고기’인 콩을 재료로 갖가지 양념요리를 만드는 건 아예 취미가 됐다.
채식을 먼저 시작한 남편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인 큰 딸 김수완(7)과 유치원생인 작은 딸 지완(6)이도 4개월 전부터 완전채식에 들어갔다.
“아이들이 햄버거 등 인스턴트 식품을 별로 찾지 않고 채식이 좋다고 해요. 성장기에 영양소가 풍부하지 않을까 염려도 되지만 오히려 더 건강해진 느낌이에요.”
금씨는 좀 더 고농도 영양가를 섭취하기 위해 채식동호회 사이트를 자주 찾는다.
‘채식나라’ 사이트에서는 △채식생활법 △채식요리법 △채식식당 및 서적 △채식관련 사이트 등이 상세히 소개된다. ‘지구사랑’ 사이트에서는 ‘야채는 반드시 신토불이’ ‘일품 야채스프입니다’ ‘계란이 들어가면 채식이 아니다’ 등의 제목으로 올라온 회원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
채식에 대한 전문지식을 얻으려면 ‘전문가 친구들’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내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채식모임’ 코너(www.xpert.co.kr/welcome/veggie.htlm)가 큰 도움을 준다.
정인봉(전남대 강사) 송숙자(전 삼육대 교수) 등의 채식전문가들이 유기농산물, 채식지식 등을 깊이있게 안내하고 있다.
‘채식나라’사이트 시솝인 이원복씨는 “‘그린푸드’는 육류보다 영양가도 높다”며 “채식은 단순히 식도락 수준이 아니라 생명과 환경을 지키는 섭생법의 요체”라고 강조했다.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