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는 심보가 아주 고약한 못되먹은 광고다. 천진한 아이를 내세워 평화로운 풍경을 선보이지만, 한꺼풀만 벗기면 가증스럽고 사악한 거대기업의 음모가 도처에 숨어있다.
분홍색의 예쁜 흔들 그네에 누워 창가를 내다보는 아이. 흔들흔들~ 위로 올라가면 방긋거리며 활짝 웃고, 흔들흔들~ 아래로 내려가면 미간을 찌푸리며 울음을 터뜨린다. 아이는 몇 번이나 울고 웃는다. 창가에 뭐가 있길래.
창문으로 삐죽이 엿보이는 건 토끼의 귀처럼 뾰족한 요것. ∩∩오호라. 저건 노란 색의 맥도날드 로고. 아이는 맥도날드가 보이면 웃음 짓고 안보이면 울었던 것이다.
아이를 보러 온 엄마. 울고 웃는 아이가 왜 그러나 싶어 창가를 내다보고 맥도날드를 발견한다. 그리고는 '요 녀석~ 다 눈치챘어' 이런 제스처로 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이때 뜨는 카피문구.
정말 행복한 풍경이다. 뭉게구름이 피어난 푸른 하늘이 창문 너머로 보이고, 아이는 흔들 그네에 누워 있고, 어머니는 이런 광경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평화롭기 그지없다.
그러나 이 광고는 행복한 풍경이 아니라 끔찍한 세뇌공작의 극단적인 한 예다. 햄버거 왕국, 맥도날드가 지금 우리를 노예로 만들고 있는 중이다. 맥도날드가 보이면 웃음을, 안보이면 울음을 짓게 하는 반복적인 주입으로 철저하게 세뇌시키고 있다.
파블로프가 개를 대상으로 한 조건반사 실험과 다를게 무엇인가. 개에게 먹이를 줄 때마다 종소리를 울리자 나중에는 종소리만 들어도 개가 침을 흘린다는 조건 반사와 같은 맥락이다.
우리의 아이를 보자. 맥도날드라는 자극을 투입하자 웃음이라는 생리적인 반응이 툭 튀어나온다. 마음이 순수하게 느끼고 반응할 틈도 없이 훈련된 반응대로 움직이는 자동인형이 탄생한 것이다. 인간의 고유하고 순수한 정서, 울음과 웃음을 한낱 햄버거 따위가 멋대로 장악하려 들다니. 이 무슨 발칙하고 괘씸한 광고전략인가.
맥도날드는 119여개국에 25000여 매장을 거느린 세계 네크워크를 구축한 거대기업이다. 말하자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노예화 전략에 착수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를 우롱하며, 자율정신을 망가뜨리며. 우리모두는 맥도날드 앞으로 분노의 마음을 담아 '세뇌공작' 고발장이라도 내밀어야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이 노예화 광고의 가장 소름끼치는 광경은 바로 우리들 자신에게 꽂혀서 되돌아온다. 웃음과 울음이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을 자애롭게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길. 우리는 어리석은 어머니의 눈길로 광고를 바라봐서는 안된다. 맥도날드의 노예인형인 아이의 자동반응에 슬퍼하고 절망해야 한다.
주체의식이 결여된 바보, 마음을 잃어버린 노예의 시선을 떨쳐버리자. 맥도날드 광고를 바라볼 때는 눈을 부릅뜨고 정신차려서, 자신의 마음을 절대 놓치지 말 것. 그리고 분노할 것!
김이진 AJIVA77@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