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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영재의 월가리포트]밑바닥 기는 '인큐베이터株'

입력 | 2000-11-15 18:27:00


미국 증시에서 인터넷 업체들이 맥을 못추면서 동반 하락하는 종목들이 있다. 바로 인터넷 인큐베이터 업체들이다. 한동안 증시의 유행을 이끌던 인터넷 인큐베이터 산업은 말 그대로 미숙아를 돌봐주는 장치와 같다. 사업 아이디어는 있으나 창업 및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 기업들을 도와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하고 있다.

상장이나 등록 전에 해당 기업의 지분을 싼가격에 인수해 보상을 받는다.

따라서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를 때에는 당연히 인큐베이터 업체들의 인기도 상한가를 기록한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 기업의 몰락과 함께 이들의 운명도 함께 추락하고 있다.

미국내에서 최대의 인터넷 인큐베이터 업체는 CMGI사. 검색엔진으로 유명한 알타비스타와 라이코스 등의 지분 외에 70여개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 뒤를 인터넷 캐피털 그룹(Internet Capital Group·ICG)이 뒤쫓고 있다. 이들 인큐베이터 기업의 전성기였던 작년 하반기에는 인터넷주식 붐을 타고 주가가 올라 CMGI사 주가는 무려 163달러, ICG사는 20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들어 인터넷 주가의 거품이 걷히고 이들 업체들의 주가도 폭락을 거듭하며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CMGI사는 주당 14달러, ICG사는 10달러에도 못미치는 주가에 머물고 있다. CMGI는 90%, ICG사는 95%의 하락률을 기록한 것이다. 인터넷 버블을 주도했던 인터넷 상거래 기업인 프라이스라인사(Priceline.com)의 주식가격이 최고가인 주당 160달러에서 최근 3달러 수준까지 추락해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11월 들어서는 잠시 동안 이들 기업에 대한 저평가 인식으로 일시적인 수요가 몰리면서 반등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최근 ICG사가 발표한 실적 전망이 또 다시 악화된 것으로 밝혀져 전저점을 지키지 못하고 저점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희망적인 부분도 남아있다. 아직까지 80% 이상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매수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예측력이 모자란다기 보다 지금까지 주가가 충분한 조정을 거친 점과 인터넷 사업의 충분한 성장가능성, 현재 진행중인 이들 기업의 구조조정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