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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선택2000]꼬리문 소송…'訟事대결' 확산

입력 | 2000-11-15 18:57:00


미국 대통령 선거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변수인 플로리다주 수작업 재검표 문제를 둘러싼 소송이 잇따르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 앨 고어 후보 등 당사자는 물론 주정부와 카운티 그리고 유권자 등이 서로 뒤엉켜 소송을 제기하면서 개표혼란이 정사(政事)에서 송사(訟事)로 변질됐다.

▽수작업 재검표를 둘러싼 법정 공방〓수작업 재검표 여부에 승패가 달려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고어 후보측은 14일 플로리다주 리온카운티 순회법원의 테리 루이스 판사가 내린 판결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 판사가 카운티별 개표 보고 시한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은 기각했지만 보고 시한 이후 제출되는 개표결과가 무시되어서는 안된다며 수작업 재검표가 계속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기 때문.

고어 후보측은 그래서 판결에 대해 당장 항소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공화당 소속인 해리스 장관이 15일 오후 2시까지 수작업 재검표의 필요성에 대한 카운티별 의견을 받고 나서 보고 시한 이후 개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결정할 경우 항소심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민주당측이 이처럼 수작업 재검표에 집착하고 있는 이유는 검표기의 오류 때문에 기권표로 누락된 고어 후보의 표가 부시 후보보다 훨씬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팜비치카운티가 1%(4300여표)의 샘플 재검표를 실시한 결과 부시 후보는 14표를 더 얻은 반면 고어 후보는 33표를 더 얻어 19표의 표차를 줄일 수 있었다.

고어 후보측이 수작업 재검표를 요청한 곳은 민주당 강세지역인 팜비치, 볼루시아, 브로워드, 마이애미 데이드 등 4개 카운티. 이 가운데 볼루시아는 이미 수작업을 끝내 주정부에 보고한 상태이며 팜비치는 15일 오전부터 전면 수작업 재검표를 시작했다.

고어 진영은 루이스 판사의 판결 직후 수작업 재검표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마이애미 데이드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해 수작업을 실시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반면 부시 후보측은 어떻게든 수작업 재검표를 막아 17일 마감되는 부재자 투표의 개표 결과를최종 결과로 만들겠다는 작전이다.

마이애미 연방지법에 플로리다주 일부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를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가 기각당한 부시 진영은 14일 애틀랜타 순회항소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여기에 팜비치카운티의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까지 재투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여서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소송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통령 언제쯤 윤곽 드러날까〓무엇보다도 해리스 장관이 추후 접수되는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해리스 장관이 자신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의 당론을 따라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18일 뚜껑이 열리는 부재자 투표의 개표결과가 두 후보의 당락을 결정짓는다.

고어 진영은 해리스 장관이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려 하겠지만 부재자 투표의 결과에 따라 나온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어 경솔하게 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해리스 장관이 수작업 재검표를 인정할 경우에는 다음주 초에나 43대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 수작업 재검표에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팜비치의 경우 적어도 19일까지는 재검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higgledy@donga.com

플로리다주 재검표 관련 송사

원 고

일자

법 정

내 용

팜비치카운티 유권자들

11월8일

플로리다 주법원

투표용지의 위법성을 들어 재투표 요청(심리중)

고어후보측

11월13일

플로리다 주법원

개표보고 시한 연장 요청

볼루시아 카운티

14일

고어 후보측의 요청기각

팜비치 카운티

14일

?

볼루시아 카운티 등 항소의사 발표

부시후보측

11월11일

마이애미 연방지법

플로리다주 수작업 재검표 금지처분 요청

13일

부시 후보측의 요청기각

14일

애틀랜타 고등법원

마이애미 연방지법 결정에 대한 항소장 제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