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의 향배는 플로리다주에 달려있지만 박빙의 승부를 연출한 다른 5개 주(州)도 14일 개표를 거의 마무리하면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간의 표차에 변화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첫 개표에서 고어 후보가 승리한후 재검표에 들어갔던 뉴멕시코주는 부시 후보가 125표 앞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나 막판에 고어가 500표를 얻으면서 재역전에 성공했다. 고어 후보는 도너 애너 카운티의 한 개표원이 고어 득표수 620표를 120표로 잘못 읽는 바람에 잃어버렸던 500표를 획득하면서 부시 후보를 375표차로 앞섰다.
위스콘신에서는 당초 고어 후보가 6022표차로 승리했으나 밀워키 마켓대학에서 이중 투표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부시 진영의 재검표 신청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뉴햄프셔에서는 당초 발표에서 부시 후보가 7211표 앞섰으나 검표 과정의 컴퓨터 오차가 발견돼 958표로 줄어들었다. 아이오와와 오리건에서는 당초 고어 후보가 5000∼6000표차로 승리했으나 부재자 투표가 개표되면서 표차가 줄었다.
○…미국 유권자들은 플로리다주 재검표에서 이기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가 14일 유권자 11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플로리다 재투표에 반대하는 등 두 후보간의 분쟁이 재검표이후까지 연장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부시가 재검표에서 승리할 경우 부시를 지지하는 응답자의 95%는 그가 대통령이 돼야한다고 답한 반면 고어 지지 응답자의 40%만이 부시 승리의 정당성을 인정해 커다란 대조를 보였다.
○…팜비치 카운티 청사가 위치한 웨스트 팜비치 시당국은 시위 증가로 인한 추가비용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청사 주변에서 연일 시위가 계속되면서 경찰관 청소원 등의 연장근무로 인해 10만달러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는 것. 반면 호텔과 음식점들은 이곳에 모여든 시위대와 취재진들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손님 유치를 위해 할인 요금을 내걸고 있다.
○ …24시간 뉴스전문 케이블방송 CNN이 이번 대선을 계기로 그동안 MSNBC, 폭스 뉴스 등 경쟁사에 빼앗겼던 시청자들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 보도했다. CNN은 8일부터 10일사이 1999∼2000년 평균시청률보다 6배 이상 시청률이 급등했으며 MSNBC와 폭스뉴스의 시청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 시청자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또 플로리다에 100여명의 방송요원을 급파해 10여명이 뛰고 있는 MSNBC, 폭스뉴스 등을 인원면에서 압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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