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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달라이 라마 2~24세 시절 등극과정

입력 | 2000-11-16 18:43:00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쿤둔(Kundun)’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의 생애에서 2∼24살의 시기를 그린 영화. 그가 달라이라마로 추대된뒤 중국이 점령한 티베트를 탈출하기까지의 얘기다.

두 살 배기 라모는 스님들의 시험을 통과한뒤 14번째 환생한 달라이 라마로 추대된다. 2차 세계대전후 중국이 티베트를 위협하는 등 어린 왕이 감당하기에 벅찬 상황이 잇따르지만, 달라이라마는 중국에 티베트의 주권을 넘기는 서류에 서명하기를 거부한다.

스코시즈 감독은 배우들을 모두 티베트인들로 캐스팅하고 ‘E.T.’의 작가 멜리사 매티슨과 함께 달라이 라마와의 오랜 대화 끝에 대사를 완성하는 등 실제에 근접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구원의 문제를 오랜 영화적 숙제로 삼아온 스코시즈 감독은 달라이 라마의 신성(神性)에서 그 가능성을 본 것일까.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에선 욕망과 구원에의 열망 사이에서 번뇌하는 인간으로서의 예수를 그렸지만, ‘쿤둔’에선 인간적 고뇌보다 달라이 라마의 신성에 대한 경외만을 우아한 영상 속에 풀어놓는다. 이 영화가 미국에서 탄 상이 대부분 최우수 촬영상이라는 점이 말해주듯, 유려한 영상은 경탄할 만하다. 12세이상 관람가. 18일 개봉.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