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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좋다]일산 클래식 카페 돌체

입력 | 2000-11-16 19:31:00


가을바람 속 커피 한 잔에 클래식 연주자의 음악을 바로 눈앞에서 즐길 수 있는 곳. 일산신도시 한쪽에 자리잡은 고전음악 감상실 ‘돌체’는 그런 곳이다.

30여평 남짓한 작은 카페인 이곳에서 국내외 저명 음악가들이 매주 토요일마다 연주를 갖는다는 사실은 실제 와 보기 전까지는 믿기 어렵다. 토요일 오후 8시부터 1시간30분 정도 열리는 ‘토요음악회’에는 국내 최초로 만화영화를 제작했던 신동헌 화백(74)의 구수한 해설까지 곁들여져 듣는 이의 귀와 마음을 즐겁게 한다. 편안한 소파에 등을 기대어 혼신을 다하며 연주하는 음악가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최근에는 ‘토요음악회’ 1주년을 맞아 바로크 시대 음악가 텔레만 음악만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Telemann Quarter Concert’가 열리기도 했다. 60여명의 관객이 좁은 카페를 가득 메웠고 음악 애호가들도 좀처럼 보기 힘든 고악기 ‘하프시코드(Harpsichord·일명 쳄발로)’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이날 첼로를 연주했던 조주연씨(34·여)는 “편해 보이는 관객들의 표정이 한눈에 들어와 연주 내내 푸근했다”며 “국내 어느 무대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 무대에 섰던 음악가들은 바이올리니스트인 예술종합학교 이성주 교수, 피아니스트 김주영씨, 기타리스트 안형수씨, 테너인 목포대 심두석 교수 등이었다.

서울대 음대 김민 교수의 바이올린 독주회, 연세대 음대 이경숙 교수의 피아노 독주회 등도 12월 중 예정돼 있다. 18일에는 목포대 김농학 교수의 바이올린 독주회가 열린다. 자세한 공연 일정은 인터넷 홈페이지(www.dolceclassic.co.kr)에 들어가 안내받을 수 있다.

8000원을 내고 들어와 커피와 연주를 즐긴 뒤 공연이 끝나면 추첨을 통해 희귀 음반을 선물받는 행운을 잡을 수도 있다.

이처럼 독특한 연주 공간이 마련된 것은 ‘돌체’ 김종수 대표(45)의 고집 때문.

그는 수지가 맞을 리 없지만 변변한 공연장 하나 없는 일산이 문화도시의 모습을 갖춰 가도록 하기 위해 이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요즘은 내년 6월 중 잠실에서 공연할 예정인 세계적 록밴드 ‘핑크플로이드’가 통일 거점 도시가 될 일산에서도 공연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031―902―4953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