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신선우 감독과 박종천 코치는 모두 센터 출신. 1m88의 신감독과 1m95의 박코치는 현역시절 센터치고는 그리 큰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국제대회에 나가면 늘 ‘높이 싸움’에 무진 애를 먹었다. 그만큼 그 누구보다도 농구가 ‘키 싸움’이라는 진리를 뼛속까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현대는 오히려 ‘센터 없는 농구’라는 대도박을 하고 있다. 포워드 맥도웰(1m91)과 가드에 가까운 플린트(1m95)로 용병 라인업을 짠 것.
16일 부산 기아전에서 현대는 올 시즌 처음으로 ‘베스트5’ 전원이 출전했다.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줄곧 쉬었던 맥도웰이 가세하면서 현대 코칭스태프는 높이의 핸디캡을 스피드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현대의 이런 전술은 2m8로 국내 최장신 센터인 기아 스펜서 앞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스펜서는 자기 ‘눈 아래에서 노는’ 맥도웰과 플린트를 압도하며 골밑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또 포스트에 ‘전신주’를 박아둔 기아 외곽 슈터는 마음껏 장거리포를 날렸다. 마치 안 들어가도 리바운드는 우리 차지라는 듯이.
반면 현대는 약한 골밑 탓에 불안한 심정으로 슛을 던졌던지 번번이 림을 벗어났다. 3점슛 성공률은 겨우 13%(3/24). 내외곽에서 모두 허점을 드러낸 현대는 맥도웰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면 상황이 180도 달라질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높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팬들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