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 질문은 의원들의 아이디어 경연장. 저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다소 엉뚱한 것들도 있지만 때로는 관료들의 굳은 머리를 후려칠 정도로 참신한 것들도 있다. 16, 17일 경제, 사회 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
김학송(金鶴松·한나라당)의원은 비무장지대(DMZ)에 새로운 행정수도를 건설하자는 안을 내놨다. “서울의 교통체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2조원이 넘는데, 한강 이남에 신도시를 건설하면 난개발에 의한 교통혼잡만 야기한다”는 것이 그 이유. 김의원은 지금의 서울은 뉴욕처럼 비즈니스 중심도시로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치영(郭治榮·민주당)의원은 신도시 러브호텔의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요즘 테헤란 벨리에서 탈출하려는 벤처기업들이 많은데, 정부가 신도시 러브호텔 몇 개를 매입, 개조해 벤처 오피스용으로 염가에 제공하면 러브호텔 거리가 벤처오피스 거리로 변하게 될 것”이라는 것. 결국 러브호텔도 줄이고 벤처 보금자리도 만들고 일석이조라는 얘기.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 남궁석(南宮晳)의원은 영어와 중국어를 공용어로 하자고 제안했다. “2005년이면 세계 인터넷 사용자는 5억명에서 7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최근 중국어 사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1세기 인터넷 세계에서는 영어와 중국어가 필수가 된다”는 것.
전재희(全在姬·한나라당)의원은 출산율 감소에 따른 인구감소를 우려하면서 “인구 감소와 여성의 출산기피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휴가 수당 전액을 국가재정이나 사회보험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그는 “99년말 합계출산율은 평균 1.42명으로 빠르면 2010년부터 우리나라의 인구가 감소돼 생산활동 인구감소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야기될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탄광지역 출신인 김택기(金宅起·민주당)의원은 “잉여무연탄을 북한에 지원하고 남한공단진출이 유력한 개성공단에 연탄공장을 지어 북한의 심각한 연료난을 해결해주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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