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외식보다 집에서 요리해 먹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정원에는 바비큐판과 숯덩이가 있고 부엌에는 크고 작은 프라이팬이 10여개씩 걸린 집을 흔히 볼 수 있다.
미 아이오와주 디모인시 교외에 살고 있는 월리엄 서머스(56) 로빈 클라인(48) 부부도 그 중의 하나. 남편은 쿠키 콘칩 샐러드를 곧잘 만들고 부인은 레스토랑의 풀코스요리 뺨치는 요리를 만들어낸다.
“일주일에 적어도 두세번은 돼지고기를 저녁식사로 먹어요. 다양한 양념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유럽식에서 동양식 멕시코식 카리브식까지 이국적인 풍미로도 즐길 수 있죠.”
돼지고기 예찬론자인 클라인씨의 말.
쇠고기 요리는 다양한 반면 돼지고기는 삼겹살 목살 등 특정부위만 주로 먹는 우리와는 딴판이다. 돼지고기는 단백한 맛의 바비큐로도 자주 해먹지만 갈비 안심 등심 목살 어깨살 등 여러 부위를 파인애플 사과 등의 과일이나 향신료를 가미해 포크찹 스테이크 로스트 등 수십가지로 요리할 수 있다.
서머스 부인은 요리법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고기 선택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다. 요즘에는 스모크향즙을 첨가한 돼지고기를 선호하는 편이다. 일종의 ‘물먹인 돼지고기’인데 생고기에 소금 인산염 스모크향즙 등을 주입한 것. 2∼3년 전부터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는데 육즙이 풍부한데다 부드러운 육질을 유지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아이오와주립대 로버트 러스트 명예교수(74·육류과학학과)는 “스모크향즙 첨가 돼지고기의 시장점유율이 현재 15% 가량이지만 2∼3년 뒤에는 상당수의 소비자가 단순한 생고기 대신에 향즙 첨가 고기를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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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인씨가 추천하는 돼지고기 요리◇
지난해 8월 관광차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클라인씨. 그는 한국인에 맛는 돼지고기 요리법 세가지를 추천했다.
▽파인애플 돼지고기 스튜
등심 2덩이, 당근 2개, 데리야키소스 3작은술, 녹말가루 1큰술, 파인애플 통조림 1통, 후추, 닭육수 1/2컵. 돼기고기를 뜨거운 팬에 익힌 뒤 녹말가루와 파인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재료를 넣고 푹 끓인다. 파인애플 조각과 통조림 국물, 녹말가루를 넣고 걸쭉해질 때까지 15분 가량 끓이면 완성.
▽사과 돼지고기 포크찹
안심 4덩이, 밀가루 1큰술, 버터 2작은술, 양파 1/2개, 사과주스 1컵, 소금 후추 약간씩. 밀가루에 소금과 후추를 넣고 고기에 솔솔 뿌린다. 팬에 버터를 두르고 중간 불에서 고기를 익힌 다음 양파와 사과주스를 넣고 7∼8분간 더 끓인다. 으깬 감자와 살짝 데친 시금치를 곁들여 먹으면 더 좋다.
▽후추 돼지고기 안심
안심 1덩이, 레몬후추 2작은술, 후추 향신료 1/2 작은술, 파스타 1인분, 샐러드용 야채. 안심을 레몬후추와 후추향신료에 푹 재운 뒤 섭씨 200도의 오븐에 넣어 20분 가량 굽는다. 파스타를 삶아 소금과 후추로 간하고 가루 치즈를 뿌려 곁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