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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못난 치아의 원인]손가락 빠는 아이 뻐드렁니 위험

입력 | 2000-11-21 19:21:00


들쭉날쭉한 치아는 얼굴을 어둡게 만들고 건강도 해친다.

지난해 10월 경희대 치대병원이 개최한 ‘못난 이(齒)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최모군(중1)은 치열이 좁고 윗니가 울퉁불퉁해 초등학교 입학 무렵부터 웃을 때 늘 입을 가려야 했다. 3등으로 뽑힌 구모씨(23·의대 본과3)는 양쪽 위아래 송곳니가 덧니 모양으로 튀어나와 ‘드라큘라’라는 별명을 달고 살았다. 구씨는 “게다가 위아래 치아가 올망졸망해 사람들이 입만 보는데다 발음이 부정확해 늘 불편했다”고 말한다.

◇턱 괴거나 엎드려 책보면 아래턱-치아 기울어

고려대안암병원 치과 권종진교수는 “치아가 들쭉날쭉하거나 못난 경우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등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면서 “또 치아에 세균이 침투하고 치태가 끼기 쉬어 각종 구강질환의 원인이 되며 음식 씹는게 힘들어 소화기능에 장애가 온다”고 설명했다. 또 입이 제대로 다물어지지 않아 입안이 건조해지면서 소화기능과 자정기능이 떨어져 병에 취약해진다는 것.

반면 치아가 아름다우면 자신감이 생기고 건강해진다.

올해 서울시치과의사협회가 건치(健齒)연예인으로 뽑은 탤런트 황인영(22). 치아미의 소중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틈만 나면 양치질하고 야외촬영 때 늘 칫솔세트와 구강청정제를 챙기는 그는 “이런 노력의 대가로 ‘화사한 웃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건치스포츠인으로 뽑힌 산악인 엄홍길씨(40)는 눈덮인 산에서도 얼음과 눈을 녹여 칫솔질을 해왔다. 그는 이렇게 관리한 이를 악물고 히말리야 고봉 14좌를 모두 올랐다.

그렇다면 자신감을 해치는 못난 이는 왜 생길까?

미시간&인디애나치과 심영석원장은 “선천적으로 턱이 작은 경우나 어릴 때 단단한 것을 씹지 않고 과자나 빵만을 먹어 턱이 발달하지 못하면 이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해 이가 들쭉날쭉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못난이 선발대회 1위였던 최군의 경우 어릴 때 입이 짧아 음식을 거르는 일이 많았다고, 건치연예인 황인영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무엇이든 잘먹었다고 말했다.

잘못된 습관도 못난 치아를 만든다. 정훈 치과원장은 “6세 이후 입술이나 손가락을 빠는 경우 아래쪽 앞니를 안쪽으로 기울게하고 윗니가 뻐드렁니가 되게 한다”면서 “턱을 자주 괴거나 엎드려서 책을 보는 버릇이 있는 경우엔 아래턱과 치아가 한쪽으로 기울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단단한 음식 많이씹고 코질환 치료 서둘러야

젖니를 적기에 뽑는 것도 중요하다. 젖니는 뿌리부분이 다 녹고 윗부분이 살짝 남아 있을 때, 즉 이가 충분히 흔들릴 때 뽑는다. 한쪽 이가 다 빠졌는데 반대쪽 이가 빠지지 않으면 이가 균형있게 자리잡지 않으므로 한쪽 이를 뽑은 뒤 6개월 동안 반대쪽 이가 빠지지 않으면 치과를 찾는다.

영구치가 나는 6∼12세엔 영구치를 젖니인줄 알고 뽑는 경우도 있으므로 6개월에 한 번씩 치과에 가서 언제 젖니를 뽑을지 점검하는 게 좋다. 젖니에 충치가 있을 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도 영구치가 잘 자라지 못한다.

한편 비염 축농증 등 코질환 때문에 코로 숨쉬기 힘든 경우에도 윗니가 뻐드렁니가 될 수 있으므로 코질환을 빨리 치료해야 한다.

◇치과의사들이 생각하는 아름답고 건강한 미소는?

우선 치열이 가지런하고 입을 지그시 다물었을 때 윗니가 밖으로 약간 경사지면서 아랫니를 덮어야 한다. 미소를 지을 때 윗니가 입술 아래로 2∼4㎜ 정도만 보이고 윗니와 아랫니가 8개씩 보이는 것이 좋다. 물론 입냄새가 풍기지 않아야 한다.

일부에선 두 눈동자의 중앙에서 각각 그어내린 수직선이 입술의 가장자리와 맞닿는 것을 아름다운 입의 조건이라고 말한다.

이때 치아는 흰색이나 회백색으로 반짝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매끈한 것이 아름답다. 잇몸의 색깔은 아주 붉은 것보다 연분홍이 건강미를 표시한다. 잇몸이 붉은 것은 염증이 있다는 증거. 또 잇몸이 치아 사이를 날카롭게 꽉 차있는 것이 건강미를 나타낸다. 치아와 잇몸 사이가 둥글둥글한 것은 잇몸이 염증으로 부어있기 때문.

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