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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강타 '음주운전' 파문에 비상걸린 방송사

입력 | 2000-11-21 20:23:00


인기그룹 HOT 멤버 강타 '음주운전' 파문으로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 비상이 걸렸다. 가요순위 프로그램을 비롯, HOT가 출연중이거나 출연할 예정인 프로그램들이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진 것. 그동안 음주운전 사건을 일으킨 스타들의 경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방송활동을 자제하는 게 관례여서 HOT의 공백이 몰고올 파장에 부심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프로그램은 가요 순위 프로그램. HOT는 현재 KBS 에 1위 후보로 올라 있는데 자칫 생방송에서 1위 수상곡을 방송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게됐다. 그렇다고 순위에서 무조건 뺄 경우 공정성 시비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어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KBS 2TV 도 인기 코너 'HOT의 자격지심'의 방송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다. 신동엽이 복귀한 MBC 와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률 보증수표인 HOT가 빠질 경우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

제작진은 우선 이번 주 일요일 방송분을 일단 보류하고 급히 임창정과 강호동을 내세워 대체 코너를 만들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코너를 내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부터 잇달아 열리는 각종 가요대상 시상식과 가요순위 연말 프로그램 제작진도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해를 결산하는 화려한 무대에 HOT를 출연시킬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형편. 그러나 자타가 공인하는 인기절정의 그룹 HOT를 빼고 시상식이나 방송을 하자니 모양새가 어색하고 무대에 올리자니 시청자 반발이 거셀 게 뻔한 상황이다.

HOT의 소속사인 SM기획도 여론의 향방에 따라 활동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방송사 예능PD들의 연말은 피곤하게 됐다.

김재범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