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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한국축구 “앞이 안보인다”…총체적 부실

입력 | 2000-11-22 11:19:00


‘이제 청소년까지….’

국가대표의 시드니올림픽과 아시안컵 부진에 대한 실망이 큰 가운데 한국청소년대표가 또다시 아시아선수권서 4강 문턱에도 못올라 기대를 무너뜨렸다.

올해 국가대표,올림픽팀(23세 이하),청소년(19세·16세 이하)에 이르기까지 마치 약속이나 한듯 무너져 한국축구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2회연속 정상(96, 98년)을 포함해 통산 9회 우승(공동우승 2회)으로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해 왔던 청소년팀(19세이하)은 6년만에 세계대회 지역예선 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4강진출팀에 주어지는 내년 6월 아르헨티나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티켓확보에 실패한 것.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중국과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결코 강팀이 아니었고 이라크도 뚜껑을 열어본 결과 눈에 띄는 전력을 갖추지 못했던 상대였다는 점에서 4강 좌절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또 18개월 앞으로 다가온 2002월드컵축구와 2004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차세대 스타 발굴에 ‘빨간불’이 켜졌다.

‘밀레니엄 스타’이천수(19·고려대)를 비롯 국내외 프로리그에서 뛰고있는 최태욱 김병채 박용호(이상 안양 LG) J리거 박지성(교토 퍼플상가) 등 예비스타들을 대거 출전시켜 기량을 점검했으나 결과는 참담한 실패.

허정무 전감독이 이끌던 국가대표팀이 시드니올림픽 8강진입 실패에 이어 아시안컵선수권서 플레이메이커 부재, 수비의 허점 등을 답습하며 결승진출에 좌절한지 채 한달이 안돼 조영증 감독의 청소년대표팀 또한 아시아 4강문턱을 넘지못한채 무릎을 꿇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이용수 기술위원장 체제로 정비한 뒤 정부의 지원까지 받아 외국인 감독 영입, 우수 선수 해외 진출 등에 팔을 걷어 붙였지만 유소년과 청소년축구의 기반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한국축구의 발전은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벌써부터 축구계 일부에서는 “투지와 체력만을 앞세우는 전근대적인 지도 아래자라난 선수들이 외국인감독이 온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감독 영입에 수십억원의 돈을 쓰느니 미래를 내다보고 유, 청소년축구에 투자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에도 축구협회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호/동아닷컴 기자 j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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