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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의회, 후지모리 대통령 해임 결정

입력 | 2000-11-22 13:31:00


페루 의회는 21일 일본에 체류하면서 팩스로 사직서를 제출한 알베르토 후지모리(62) 대통령을 '도덕적 결함'을 이유로 파면하기로 의결했다.

의회는 12시간 이상의 격렬한 논의 끝에 후지모리 대통령의 사임 수락 대신 파면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2대 반대 9, 기권 9표로 통과시켰다.

페루 헌법은 의회가 대통령의 도덕성을 문제삼아 파면을 의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파면안이 가결되자 환호한 의원들은 의사당 발코니로 나가 페루 국기를 내걸면서 "독재는 무너졌다"고 외쳤다.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팩스로 사임서를 접수시킨 후지모리 대통령을 격렬히 비난했으며 언론은 물론 일부 친 후지모리 의원들 조차도 후지모리 대통령의 이같은 처신을 "품위를 잃은 배신" 행위로 받아들이며 분노와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다수의 후지모리 대통령 지지 의원들은 의회의 파면안 표결이 정치적 보복이라며 반발하고 표결 직전 집단 퇴장했다.

의회는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대통령 탄핵 절차는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후지모리 대통령이 사임 의사를 표명한뒤 두명의 부통령도 사퇴함에 따라 의회는 22일 회의를 재개해 발렌틴 파냐과 의회 의장을 과도 대통령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파냐과 의장은 내년 4월 선거를 거쳐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7월까지 과도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지난 90년 대통령에 당선 된 후 3연임하며 시장 경제 정책으로 페루의 경제난을 극복하고 내전을 종식시키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있으나 최근 측근들의 부정 부패 추문으로 정권 기반이 결정적으로 약화돼 결국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게 됐다.

[리마 AFP·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