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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LG증권, "환율 상승 인위적으로 막지 말아야"

입력 | 2000-11-22 14:57:00


보유외환을 풀어서 원화가치를 절상시키거나 직접 수급에 영향을 주는 등 이른바 인위적인 환율상승 억제정책을 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달러화가 1170원을 돌파하는 등 단기 속등한 면이 있으나 주요국 통화에 비해 원화가치가 절하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인위적인 환율상승 억제책은 그 효과가 지속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시장개입 이후 미래에 원화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한국에서의 철수가 투자전략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22일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인 김주형 상무는 “보유외환을 풀거나 수급에 직접 영향을 미쳐 환율상승을 억제해서는 안된다”면서 “만약 정부대응이 인위적인 환율안정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그 자체가 오히려 위기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어 김주형 상무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원화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달러강세에 따른 각국 통화가치의 조정과정의 일환”이라면서 “주요국의 통화와 비교할 때 원화가치는 절하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연초대비로 유로화는 17.8%, 일본 엔화는 7.8% 절하된 반면 원화의 절하는 3.9%에 그쳐 주요국 통화와 비교할 때 오히려 ‘상대적 절상’ 상태라는 지적이다.

달러 환율 전망과 관련해 김주형 상무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연초 이래 계속 떨어졌고 중남미와 동남아의 금융위기 재발가능성으로 안전통화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이 진정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기조가 수정되기 전까지는 달러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달러강세 추세가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큰 폭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경기 위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특히 수입유발효과가 큰 설비투자 축소가 이뤄지면서 수입증가율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 반도체 가격하락과 세계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경상수지 흑자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구조조정 실패로 금융시스템 붕괴가 현실화돼 한국경제 신뢰도가 극도로 악화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패턴이 ‘Sell Korea’로 발전되지 않는다면 외환수급면에서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석 dong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