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만원짜리가 4000원으로.
새롬기술 주식의 적정가치가 10개월만에 이렇게 떨어졌다.
ING베어링은 21일 새롬기술의 목표주가를 4000원으로 제시했다. 4000원은 새롬기술의 장부상 자산가치인 주당 1만1174원보다도 64%나 낮은 가격. 다시 말해 이 기업은 지금 갖고 있는 자산을 팔려고 내놓으면 장부상 가격만큼도 받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보고서를 작성한 ING베어링의 동일 애널리스트가 1월에는 새롬기술의 12개월 목표주가를 45만원으로 제시했다는 점. 12개월 목표주가를 제시하고선 10개월만에 이를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새롬기술에 대한 1월의 분석과 이번 분석은 하늘과 땅 차이다. 당시 이 애널리스트는 “새롬기술은 한국 인터넷 기업 가운데 우리가 ‘톱’으로 꼽는 회사”라면서 “인터넷폰 시장을 선점했으며 가입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다이얼패드는 장차 야후나 라이코스같은 세계적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사용자가 갈수록 줄어드는 등 무료 인터넷폰 사업의 전망이 어둡고 △해외사업 확대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있으며 △포털사업에서도 야후같은 선두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고무줄’ 평가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기업 내용이 악화되거나 사업 전망이 어두워지면 평가를 하향조정할 수는 있지만 적정주가를 1년도 안돼 100분의 1 수준으로 제시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애널리스트는 “당시는 사업초기여서 실적을 근거로 전망할 수 없었다”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쁜데다 수익모델이 취약해 전망을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새롬기술 관계자도 “선점효과나 기술, 네트워크처럼 당시 긍정적으로 꼽았던 변수가 10개월만에 갑자기 사라지기라도 했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새롬기술의 주가는 5일 연속 하락한 끝에 1만원대가 무너지며 연중최저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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