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증권사 두 곳이 은행주에 대해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은행권이 구조조정의 진원지가 된 이래 은행주의 움직임은 증시 분위기의 변화를 가장 잘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계 노무라증권은 20일자로 낸 국내 은행업종에 대한 보고서에서 은행업종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올렸다.
노무라는 “지금 시장에는 ‘전체 금융시스템이 붕괴 일보직전이다’는 것과 ‘지금까지 한국에선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극단적인 비관론이 흘러다니고 있다”면서 “이는 한갓 그릇된 신화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첫 번째 통설에 대해 노무라는 현대건설, 동아건설, 대우자동차 등 일부 재벌이 몰락 위기에 놓여있으나 금융시스템 자체가 붕괴하는 파국이 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또 2차구조조정에서 나타날 추가 기업 부도 등의 부작용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입장.
노무라는 두 번째 주장에 대해선 97년 이후 지금까지 은행 지점이 20% 줄었고 은행 인력이 36% 감축됐으며 핵심 은행그룹은 2차 구조조정을 거치면 4, 5개로 줄어들 것이라며 구조조정 성과를 제시해 반론을 폈다.
노무라는 은행권의 절체절명의 위기는 지나갔으며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중소기업대출, 인터넷뱅킹 등 네가지 틈새 부문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엥도수에즈 WI카 증권은 향후 경기둔화를 동반한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들의 흥망은 ‘문제 있는 그룹에 대한 여신이 얼마나 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제하고 은행업종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평가했다.
엥도수에즈는 30대재벌 여신 관련 잠재손실이 대우 이외의 워크아웃업체와 향후 문제될 그룹 여신을 포함할 때 8조8000억∼11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올해중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63조원중 20∼30%가 문제있는 그룹이 발행한 것”이라면서 “20조원의 채권펀드 규모는 절대 부족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접근방식이 다르다 보니 두 증권사의 개별은행주에 대한 투자의견도 달랐다.
노무라는 충당금적립비율이 높고 중소기업 대출이 강한 신한은행과 소매금융 기반이 튼튼한 국민은행을 가장 유망한 투자대안으로 지목했다. 엥도수에즈는 문제 있는 그룹에 대한 여신의 노출정도(재벌 리스크)에 초점을 맞춰 안전자산 비율이 81%로 가장 높은 주택은행에 대해 매수를 추천했다.
▼은행주 투자등급▼
은 행
노무라증권
엥도수에즈WI카증권
신한
아웃퍼폼(2만868원)
홀드
주택
중립(3만3147원)
매수(4만4000원)
국민
아웃퍼폼(2만4521원)
홀드
한미
아웃퍼폼(1만938원)
홀드
하나
아웃퍼폼(1만2666원)
매도
한빛
언더퍼폼(610원)
매도
조흥
언더퍼폼(2473원)
매도
외환
언더퍼폼(1418원)
매도
주 : 괄호안은 목표가격. 아웃퍼폼은 시장수익률 이상의 수익이 기대된다는 뜻이고 언더퍼폼은 정반대 의미. 홀드는 매수 및 매도를 유보하라는 뜻.(자료 : 각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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