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오랜 방황을 끝낼 때가 됐다.
해태에서 임의탈퇴된 ‘비운의 투수’ 손혁(27)이 그라운드로 돌아올 전망이다.
트레이드에 반발, 미국으로 야구유학을 떠났다가 최근 귀국한 손 혁은 22일 광주에서 해태 김성한감독과 처음으로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감독은 “아직 나이가 젊으니까 야구를 포기하기엔 재능이 아깝지 않느냐. 공부는 나중에 해도 되지만 야구는 때가 있다. 함께 야구를 해보자”고 권유했다. 이에 대해 손혁은 “3, 4일 후에 다시 찾아뵙고 진로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확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손혁은 면담 뒤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마음이 해태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아는 분의 소개로 5개월 가량 미국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의 트리플A팀에서 선수들 훈련을 도와주면서 나도 다시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싶은 정열이 많이 생겼었다. 야구에 대한 미련은 아직 남아 있다. 김성한 감독님을 만나 뵈니 소문대로 좋은 분이었다. ‘저런 분 밑에서 야구를 한다면 후회는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컴백할 뜻을 비쳤다.
일부에서 제기된 재트레이드 문제에 관해선 “너무 해태에 죄송스러운 일 아니냐.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면담 뒤 고향 공주로 떠난 손혁은 “며칠간 주위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고 좋은 쪽으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8개월간을 끌어온 손혁의 ‘트레이드 거부파동’은 선수생활 재개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LG에서 98, 99시즌 2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거뒀던 손혁은 올 3월24일 해태 양준혁과 트레이드되자 선수생활 중단을 선언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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