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들어 갑자기 움츠러들고 있는 소비 및 투자 심리를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을 검토중이다.
이와 관련, 내년 예산중 상반기 지출액을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늘리거나 각종 사회간접자본(SOC)투자를 늘리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22일 “민간소비 및 투자, 특히 건설 투자 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되면서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며 “구조조정의 큰 원칙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안에서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대책을 내놓을 것을 신중히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진념(陳稔)재경부장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건설교통부 기획예산처 등 일부 경제부처 장관들과 만나 건설 경기 활성화 등 어느 정도의 내수 진작책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연말까지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뒤에도 내수경기 흐름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내년 예산을 연초 또는 상반기에 많이 배정하거나 법적 문제가 없는 범위안에서 예산 용도를 일부 변경해 소비 및 투자 심리를 살리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또 이미 발표한 대전 천안 목포 주변 등 3개 신시가지 착공 시기를 앞당기고 부산과 대구에도 신시가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당정 협의 과정에서 민주당측의 반대로 일단 무산된 판교 신도시 건설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경부 관계자는 “정부가 검토중인 소비 및 투자활성화 대책은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거시경제정책을 부분적으로 조정한다는 것”이라면서 “아직 전반적인 긴급 부양책을 내놓을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소비지표인 내수 출하 증가율은 9월중 6.2%(작년 같은 기간 대비)로 떨어졌으며 특히 승용차 휴대전화기 등 내구소비재 출하는 작년 9월보다 오히려 23.5% 줄었다. 또 9월 국내 건설 수주액은 18.4%나 격감했으며 8월까지 30%를 넘었던 설비투자 증가율도 9월에는 18.9%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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