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참가하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한 중 일’ 정상회의는 동아시아 지역의 유일한 정상간 협의체다. 지난달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나 이달초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는 또 다른 성격의 기구로 동아시아의 공동현안을 실질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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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ASEM+3'회의 참석차 23일 출국
한국으로서는 67년 출범한 ASEAN 10개국 회원은 물론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와 협력방안을 논의함으로써 이 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동참한다는 의미가 있다. 급변하는 남북관계와 동북아 주변정세를 감안할 때 안보는 물론 정치 경제 등 각 분야에서 이들 국가와의 ‘교감’을 넓혀가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 김대통령 'ASEAN+3' 정상회의 일정 ■
23일
싱가포르 도착, 한―베트남정상회담
24일
한―중―일 정상 조찬회동, ASEAN+3 정상회의,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환영만찬
25일
한―ASEAN정상회의, 공식환영식, 한―태국 정상회담, 리콴유(李光耀)싱가포르 선임장관접견, 국빈만찬
26일
한―싱가포르 정상회담, 동포간담회, 한―싱가포르 경제인만찬
27일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특강,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착, 와히드대통령 예방, 국빈만찬
28일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 조약서명식, 공동기자회견, 동포간담회, 인도네시아경제인 초청만찬
29일
서울공항 도착
특히 ASEAN은 한국의 4번째 교역시장이자 2번째 건설시장이다. 투자시장은 4번째. 따라서 ASEAN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또 아시아 금융위기의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유가 및 원유 수급의 안정화 방안과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조기출범 문제 등은 중요하다.
김대통령의 또 하나 중요한 일정은 한 중 일 3국 정상회동이다. 지난해 필리핀에서의 첫 3국 정상회담에 이어 올해부터 정례화된 3국 회동은 3국간의 협력기반을 확대함으로써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것.
3국 정상회동에서는 한반도상황에 대한 공통인식을 넓히는 한편 정보기술(IT) 등 경제협력과 문화 및 인적교류 확대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ASEAN의 중추국이자 ‘금융강국’인 싱가포르 국빈방문을 통해 최근 물꼬가 트인 대한(對韓)투자 확대와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경제협력을 중점 협의한다.
또 인도네시아 국빈방문에서도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의 안정적 공급, 기아―티모르 자동차사업의 재개를 통한 ASEAN시장 진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 통신설비 투자 등 ‘세일즈 외교’에 주력할 계획이다.
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