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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홍씨 "安家서 나오고 싶지 않았다"

입력 | 2000-11-22 23:51:00


황장엽(黃長燁)전 북한노동당 비서와 함께 국가정보원의 보호를 받아 오던 김덕홍(金德弘)씨는 22일 “앞으로도 민간 차원의 북한 민주화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정원 안가에서 나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며 다소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성명 발표까지의 상황은….

“정부의 대북정책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단지 종전에 하던 민간 차원의 북한 민주화사업의 지속을 원했다. 그래서 국정원이 대외 활동 제한 조치를 한 것에 대해 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에게 부당하다는 청원서를 제출했지만 국정원측이 대답을 피했다.”

―국정원의 통제가 강화됐다고 했는데….

“이종찬(李鍾贊) 천용택(千容宅)원장이 있을 때는 문제가 없었으나 임원장이 부임한 뒤 통제가 강화됐다. 그래서 전임 원장 때만큼의 수준으로 민간 차원의 북한 민주화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민간 차원의 북한 민주화사업이란….

“북한 동포들이 수령 절대주의와 우상화 미신에 빠져 있다는 것을 폭로하는 것이다. 또 이들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알고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알 수 있도록 의식화시키는 것이다. 북한 개혁 개방의 주체 세력을 강화해 북한의 독재를 해체하고 민주화하려는 사업이다.”

―안가에서 나갈 경우 북한의 테러 위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북한이 테러국가의 모자를 벗고 남한을 이용해 경제를 회생시키려고 하는 현상황에서는 쉽게 테러를 하지는 못할 것이다.”

―황전비서의 심경은 어떤가.

“건강하게 지내며 괜찮은 편이다. 김정일(金正日)을 반대하고 북한을 민주화시키기 위해 가족과 동지들을 희생시키면서 왔기 때문에 싸우다 죽어도 좋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앞으로 국정원과의 관계에 대해….

“국정원이 요청하면 예전처럼 도움을 줄 것이다. 황선생은 북한 정책의 원천인 지도자의 노작과 담화록을 써 오신 분이다. 북한 지도자가 하는 말은 우리가 무슨 뜻인지 다 짐작하고 있다. 황선생만큼 북한과 김정일을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