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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리뷰]포크 음악의 귀환, 한대수 8집 '영원한 고독'

입력 | 2000-11-23 11:35:00


지난 70년대 '물 좀 주소' '바람과 나' 등 주옥 같은 포크 음악을 선보였던 '노래하는 음유시인' 한대수가 8집 '영원한 고독'(Eternal Sorrow)을 발표했다.

재킷에서부터 그는 이번 음반의 내용을 암시한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듯한 침울한 표정 사진이 그것. 상체만 남은 기괴한 남자와 미국 뉴욕 메디슨 전철역, 거리의 여자들의 사진을 담은 속지에도 고독한 인간상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한대수는 이번 음반 프롤로그에서 "53세라는 나이가 되면서 이제는 음악 최전선에서 물러날 때가 된 것 같다"며 "영감도 없어지고 8개의 앨범을 통해 음악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했다"고 적었다.

싱어송라이터 손무현이 프로듀싱을 맡은 이번 앨범은 한대수의 첫 디지털 녹음 작품이다. 한결 세련된 사운드와 그만의 걸걸한 보컬이 살아 숨쉰다.

♬ 노래듣기

  - 멍든 마음 손에 들고

  - 그대

'편집증'(Paranoia)이 전기 기타의 힘있는 연주와 몽환적인 신시사이저의 울림을 강하게 전달한다면 '멍든 마음 손에 들고'는 70년대 펑크 음악 스타일이 느껴진다.

2곡으로 구성된 '멸망의 밤'은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깔려 있는데 "이 X같은 세상 다 썩어가네. 공해와 질투 또 오해와 권투"라는 노랫말을 통해 한대수의 이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보여준다.

그의 사랑하는 아내 옥산나에게 바치는 발라드곡 'To Oxana'와 신예 여가수 린애가 듀엣으로 참여해 한 대수의 흘러간 포크 사운드를 되살려낸 '그대'도 감상용으로 제격이다.

이밖에 한 대수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즐겨 부르던 배리 맥과이어의 '멸망의 밤'을 리메이크했고 과거에 발표했던 '옥의 슬픔'을 디스코 풍으로 다시 부르는 등 완성도 높은 13곡을 수록했다. 이번 앨범은 그의 혼과 열정을 담은 결과물이라 할만 하다.

한 대수는 음반 말미에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의 길고 짧은 여행길에 고통도 많겠지만 웃음이 더욱 많기를 빌며 다시 만납시다. 바다는 육신, 내 마음은 집, 영원한 고독."

황태훈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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