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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엿보기]강동희 "짧고 굵게"

입력 | 2000-11-23 19:10:00


‘짧고 굵게 뛴다.’

프로농구 기아의 ‘코트 마술사’ 강동희(34·사진)는 지난 시즌 ‘5년만 젊었으면…’하고 넋두리할 때가 많았다. 시즌 도중 허리를 다친 뒤 회복이 더뎌 7게임이나 쉬면서 발을 동동 굴렀던 것. 젊은 후배와 맞설 때는 체력 열세에 한숨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고 흐르는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 올 시즌 강동희는 풀타임을 뛰기에는 벅차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다만 몇분을 뛰더라도 제몫은 해내겠다는 각오로 코트에 나서고 있다.

강동희는 22일 현재 어시스트 랭킹에서 평균 7.11개를 기록, 주희정(7.67개·삼성)과 이상민(7.25개·현대)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으나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순위를 성큼 끌어올렸다. 팀후배 김영만이 절정의 컨디션으로 패스를 해주는 족족 득점으로 연결하고 있으며 한국 무대에 적응을 못해 헤매던 용병 센터 스펜서와의 2대2 공격도 성공률이 높아진 덕분. 무엇보다도 공격과 어시스트를 둘 다 쫓을 경우 체력에 부담이 많으므로 득점 욕심은 버리고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평균 득점도 지난 시즌 12점에서 9.9점으로 줄었고 공격 시도 자체도 떨어졌다.

도움왕 레이스에서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이들 가운데 강동희의 출전시간이 가장 짧다. 주희정과 이상민이 경기당 평균 33분을 뛴 반면 강동희는 26분에 그친 것. 지난 4시즌 동안 어시스트왕에 3차례나 등극한 강동희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리한 출전으로 자칫 부상이라도 입으면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비웠다. 오히려 기아 박수교 감독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2라운드부터는 강동희의 컨디션을 봐가며 30분 이상 뛰게 할 계획을 밝혔다.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