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총재가 24일 전격적으로 국회 등원을 선언하자 한나라당은 일부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이총재의 선언을 지지하는 분위기였다. 민주당도 이총재의 선언을 환영하며 국회 정상화에 따른 제반 준비로 부산했다.
▽당3역 및 총재단회의〓이날 오전 9시와 10시 잇따라 열린 당3역회의와 총재단회의는 이총재의 결단을 사실상 ‘추인’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검찰수뇌부 사퇴 등의 관철을 요구해 온 일부 강경파들은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다. 이재오(李在五)사무부총장은 “민주당이 우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데 무조건 등원을 선언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언성을 높였다. 한 부총재도 “이런 식이면 민주당이 앞으로 우리에게 뭘 양보하겠느냐”고 되물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박근혜(朴槿惠), 강삼재(姜三載)부총재는 일정상의 이유로 총재단회의에 불참했다.
▽의원총회 분위기〓비공개로 열린 오후 의총에서 이총재는 “내가 오늘 일을 저질렀다”고 운을 뗀 뒤 전격 등원결정에 대한 반발을 의식한 듯 “일부에서는 ‘여당의 버릇을 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작금의 상황은 초유의 상황”이라고 결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총재가 발언을 마치자 정총무는 “오늘은 말을 아껴야 한다”며 서둘러 의총을 끝냈다. 대부분 의원들은 “아쉽기는 하지만 총재가 잘 결심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움직임〓민주당은 이날 당4역회의와 원내대책회의 법안심사위원회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국회 준비에 착수했다. 박병석(朴炳錫)대변인은 “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나라당의 등원 결정을 환영했고, 서영훈(徐英勳)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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