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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IT섹션]美 "PC재활용 기업-정부 나서라"

입력 | 2000-11-26 18:11:00


미래사회의 필수 도구인가, 인류 환경을 위협하는 쓰레기인가.

버림받거나 ‘운명을 다한’ 컴퓨터의 수가 해마다 큰폭으로 늘어나고 부품소재가 환경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컴퓨터가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국립재활용연대(NR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98년 한 해 미국에서 버려진 컴퓨터는 약 2000만대. 이 가운데 재활용된 것은 고작 230만대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쓰레기 매립장이나 집안의 다락방, 회사의 창고에서 먼지와 함께 쌓여 있다.

올해부터 2007년까지 폐기될 개인용 컴퓨터는 대략 5억대로 추정되고 있다. 컴퓨터의 평균 교체주기가 3년이고 이 기간이 점점 짧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활용의 문제는 위기의식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민간단체 활동〓이들이 주력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컴퓨터 부품을 규격화하고 환경에 무해한 소재를 사용할 것을 제조업체에 촉구하고 이를 실천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도록 정부를 압박한다. 또 직접 나서서 컴퓨터를 수거해 정보기술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에 기증하거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지난주 뉴욕 브롱크스에 280만달러를 들여 재활용 센터를 마련한 ‘퍼 스칼라스’가 대표적. 수거체계만 제대로 갖춰지면 이곳에서는 연간 100만대의 컴퓨터와 모니터를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JP모건, 체이스맨해튼, 뉴욕은행 등과 협력관계를 체결한 이 단체는 인터넷 활용이 가능한 컴퓨터 세트를 250달러를 받고 판매할 계획이다.

▽기업 활동〓소비자 및 환경단체들의 거센 압력을 받고 있는 컴퓨터 제조기업들도 재활용 시스템을 발빠르게 갖추고 있다. 휴렛팩커드사는 자체 소유한 재활용 센터를 이용, 매달 1600여t의 ‘전자쓰레기’를 처리해 이 부분에서 모범 사례로 꼽힌다.

소니와 IBM은 수거체계로 ‘테이크 백(take back)’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목을 받고 있다. 테이크백은 자사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수거하는 재활용 센터에 예산과 인센티브를 주어서 재활용도를 높이는 것.

▽정부 움직임〓컴퓨터 재활용을 강제하는 권한이 없는 미국 정부는 민간단체나 기업의 자발적인 활동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유럽과 일본에서 재활용의 책임을 제조업체에 지우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미국 정부도 민간단체를 후원하고 관련 법률을 제정하는 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