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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게 이렇군요]李의장 '성명' 왜 수정했나

입력 | 2000-11-28 18:56:00


검찰수뇌부 탄핵안 처리 무산에 따른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과 한나라당의 신경전이 28일 이의장의 성명 발표로 수습 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이의장은 한나라당의 반발로 성명 내용을 한차례 수정했다.

이의장은 이날 ‘이번에 국회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해 국민과 의원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그러나 ‘특히 탄핵안을 제출한 야당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는 대목이 문제가 됐다. 탄핵안 무산이 아니라 탄핵안을 낸 야당에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해석돼 한나라당의 반발을 산 것.

국회 운영위도 한때 이 문제로 시끄러웠다. 원희룡(元喜龍)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의장의 성명을 사과로 간주할 수 없다며 이의장 사퇴권고 결의안 심의를 요구한 것.

결국 이의장은 문제의 대목을 ‘탄핵안을 야당이 제출했으나 결과적으로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로 고쳤다. 한나라당 소속 홍사덕(洪思德)국회부의장도 한나라당 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이의장의 사과를 받아들이자고 설득했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그때서야 “의장이 뒤늦게나마 사과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공식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