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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대표 브랜드' 불황에 더 "반짝반짝"

입력 | 2000-11-28 18:56:00


“섬유유연제 주세요” “간장보호제 주세요”

평소 소비자들은 수퍼마켓이나 약국에 가서 이런 말을 쓰지 않는다. 대신 “피죤 주세요” “우루사 주세요”라고 말한다. 브랜드가 제품이름이 돼버렸기때문이다.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각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요즘 이런 상품을 개발하는게 꿈이다. 외국에서는 트렌치 코트의 제품이름이 돼버린 ‘버버리’, 미니카세트오디오의 ‘워크맨’등이 대표적인 상품.

버버리나 워크맨처럼 브랜드 자체가 제품이름이 되면 자연스럽게 대박이 터질 수 밖에 없고 특별한 마케팅 활동을 하지않아도 장사가 잘 되기 때문에 수익성도 높다. 마케팅 담당자들이 오매불망 바라는 상품.

국내에서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를 넘어서 ‘대표 브랜드’가 된 상품들은 주로 생활용품 제과 의약품쪽에 집중돼있다.

대표 브랜드가 된 상품들은 피죤 우루사 외에 미원 다시다 새우깡 맛동산 유한락스 오리온 초코파이 등.

대표 브랜드 제품의 장점은 대부분 선도회사가 처음으로 시장을 창출했기때문에 후발주자들이 웬만한 마케팅 활동을 해도 시장점유율에 변화가 없다. 장사가 잘 되는 것을 보고 후발주자들이 광고비를 퍼부으며 유사제품을 내놓지만 시장만 키워주고 시장점유율은 제자리 걸음만 한 사례가 많다.

74년 동양제과가 초콜릿과 파이를 합성한 오리온 초코파이를 선보인이후 경쟁업체들이 갖가지 초코파이를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은 오리온 초코파이만을 찾을 뿐이다. 초코파이의 연간 시장규모는 1400억원 정도며 동양제과의 점유율은 60%선.

농심 새우깡이나 해태 맛동산 역시 경쟁사들이 유사제품을 내면서 따라갔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대표브랜드 제품은 특히 수익성이 높아 불황기에 최대 효자상품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워낙 높아 광고비나 판매비를 쓰지않아도 시장 점유율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화학조미료의 대명사인 미원의 시장점유율은 70%, 종합조미료 다시다의 시장점유율은 80%선.

요즘은 대표 브랜드를 따라잡기가 힘들다는 것이 업계에서 상식이 돼 경쟁기업들이 유사 브랜드를 내놓는 것을 꺼려한다.

제일제당의 ‘햇반’이 대표적인 예. 제일제당이 ‘인스턴트 밥’시장을 창출, 올리는 연간 매출은 80억원.

그러나 경쟁사들은 유사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후발주자로 참가했다가 시장규모만 키우고 실속은 없는 사업이 될 것을 우려한 것. 물론 시장규모가 수백억원대로 커지면 경쟁상품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경쟁사들은 또 대표 브랜드를 직접 상대하기보다 시장 차별화를 통해 경쟁해나간다. 제일제당은 화학 조미료 시장을 놓고 미풍이라는 브랜드로 대상의 미원을 꺾기위해 20여년을 노력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다시다’라는 브랜드로 종합 조미료 시장을 만들어 대성공을 거두었다.

제일기획 브랜드담당 김태익 박사는 “대표브랜드 제품은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며 “특히 수익성이 중시되는 요즘 상황에서는 대표 브랜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최고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했다.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