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영화인들의 단체 방북을 계기로 남북 영화교류의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나 정작 영화계는 `방북 후유증'으로 적잖이 몸살을 앓고 있다.
영화계 일각에서 지난 11-18일 북한을 방문한 영화인들의 대표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여 개에 이르는 영화단체와 영화 및 배급사 가운데 방북단에 끼지 못한 쪽에서 "방북단이 남한 영화계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느냐"며 뒤늦게 목청을 높이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지난 19일 귀환, 영화단체장들과 만나 방북결과를 설명한 방북단이 앞으로 대북창구를 맡을 영화진흥위원회에 영화교류 관련 특별위원회 등을 구성하려던 당초 구상은 당분간 현실화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영화진흥위는 이런 일각의 불만을 먼저 해소시킨 뒤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토대로 향후 영화교류 활성화 방안 등을 마련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화계 인사들은 "남북 영화교류가 이제 막 첫발을 내딛고 있는 상황에서 소모적인 논란을 야기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앞으로 영화교류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내부 기반을 다지는 데 힘을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급하다"고 말했다.
유길촌 영화진흥위원장은 이와 관련, "이번 영화인 방북은 민간단체가 중심이돼 이뤄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앞으로 영화계 의견을 한데 모아 관계부처와 적극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방북 영화인은 임권택 감독과 김동호 부산영화제집행위원장, 문성근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이용관 영화진흥위부위원장, 강우석 감독, 유인택 제작가협회장,최평호 CJ엔터테인먼트 상무, 이은 영화진흥위원, 이정 민족네트워크 대표 및 박인범 이사 등 10명이었다.
[연합뉴스=이명조 기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