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를 품지 않고서야….’
‘부상병동’ 전북 현대모터스가 서울은행 FA컵 축구대회에서 보여주고 있는 투혼은 눈물겹다. 올 시즌 K리그 득점왕 김도훈과 ‘흑상어’ 박성배, 신인왕 후보 양현정 등 주전들이 부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에서 온몸을 던지며 경기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전북의 우승에 대한 남다른 집념 뒤엔 ‘억울함’이 있다. 1일 열린 K리그 준플레이오프에서 김도훈이 골을 넣었는데 심판이 변재섭의 파울이라고 판정하는 바람에 1―2로 졌다는 것. 특히 경기가 끝난 뒤 파울이 변재섭에서 김도훈으로 바뀌는 과정을 보면서 연맹에 제소까지 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날 이겼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창단 첫 우승도 노려볼 만했기에 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그날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은 선수단 전원을 똘똘 뭉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김도훈은 올림픽 칠레전에서 부상한 무릎이 완쾌되지 않은 상황에서 준플레이오프에 나선 데 이어 준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곧장 병원으로 달려가 재활훈련에 몰두하다 1주일전 팀에 합류해 FA컵에 나섰다. 또 훈련중 오른쪽 발목을 다친 박성배도 통증을 이기며 이를 악물고 뛰었고 양현정도 무릎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결국 ‘일심동체’가 된 전북은 28일 전남 드래곤즈를 꺾고 8강에 올랐다.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