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스포츠에 방송사의 독점 중계시대가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KBS와 4∼5년간의 독점 중계방송 계약을 체결했다고 나란히 발표했다.
먼저 KBS와 2004년까지 4년 계약을 맺은 KBO는 2001년 중계권료로 올 해 총 중계수입 52억원보다 대폭 인상된 70억원을 받고 2002년부터는 별도 협의키로 했다.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과 위성 TV, 라디오 중계권 등을 모두 독점한 KBS는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물론 올스타전과 한국시리즈, 골든글러브 시상식 등에 배타적인 권리를 갖게 된다.
KBS는 또 SBS를 비롯한 타 방송사에 중계권을 재판매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받았다.
반면 KBO는 KBS로부터 지상파를 통해 연간 30회 이상 중계방송, 뉴스 및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프로야구의 방송 홍보를 약속받았다.
프로축구는 KBS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5년 계약을 맺었다.
2001년 중계권료는 올 해 전체 방송권 수입(15억5천만원)의 최소 120% 이상을 지급받기로 약속했고 2002년 이후의 중계권료는 추후에 논의한다.
연맹은 프로축구 중계 횟수 등 주요 세부 사항은 12월말까지 협의를 거쳐 최종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에 이어 프로농구도 12월1일 이사 간담회를 열고 KBS와 독점 계약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국내 스포츠 팬들은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프로농구 등 주요 경기를 모두 KBS를 통해서만 시청할 수 있게 됐다.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그동안 합동 중계방송을 원칙으로 정해 각 종목별 중계권료 협상때도 연합 전략을 펼쳤지만 최근 MBC가 미국프로야구와 박찬호(LA 다저스) 경기에 대한 독점 중계 계약을 맺어 합의사항이 깨졌다.
양사는 이처럼 국내외 주요 스포츠를 독점중계 한다고 맞서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볼때 아침·저녁 메인시간대 주요 프로들이 잡혀 있어 이 프로그램을 사실상 포기하지 않는한 잦은 생중계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양사의 주요경기 독점 중계방침은 스포츠 팬을 위한 서비스라기 보다는 서로 상대방이 주요경기를 중계하지 못하도록 하는 재뿌리기 성격이 강하는 비난이 있을 수 있다.
최용석/동아닷컴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