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의 처진 어깨를 다독이고 분위기를 띄우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전기영(27)과 정성숙(28)은 한국 유도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남녀 간판스타.
이 두 사람이 최근 개편된 국가대표팀에서 나란히 트레이너로 선임되며 한국유도 중흥의 막중한 임무를 어깨에 짊어졌다.
둘은 1일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마사회배 코리아컵 국제유도대회를 통해 지도자 데뷔전을 갖는다.
이들은 99세계선수권과 2000시드니올림픽에서 노 골드에 그치며 침체에 빠진 한국 유도가 고심 끝에 내놓은 비장의 카드.
유도계가 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실전 기술과 다양한 국제대회 경험의 전수. 세계선수권 3연패와 96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업어치기의 달인’으로 불리는 전기영이나 95세계선수권 우승과 96애틀랜타올림픽에 이어 시드니올림픽까지 연속 동메달을 거머쥔 정성숙은 이런 면에서 적격자다.
전기영은 지난해 은퇴 뒤 그동안 일본 실업팀(다이고로)에서 플레잉코치로 활동하며 박사과정을 밟다가 26일 귀국해 태릉선수촌에서 후배들에게 기술 전수를 하고 있다.
자신보다 1년 선배로 현역시절 최고의 라이벌 대결을 펼쳤던 1년 선배 윤동식(90kg급)이 여전히 현역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타고난 성실성으로 유명한 정성숙은 김도준 감독과 이경근 코치를 도와 여자선수들의 ‘맏언니’ 역할을 자임했다. 최근까지 현역선수 생활을 한 덕에 여자선수들만이 갖는 어려움을 들어주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간의 가교 역할에 그만한 적임자는 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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