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가 29일 조지 W 부시 공화당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대상으로 동시에 정권 이양 작업을 추진하는 ‘양다리 작전’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선거후 3주일이 넘도록 당선자가 가려지지 않은 혼선이 지속되고 있지만 내년 1월20일 대통령 취임식을 치르려면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연방정부 기관은 최후 승자를 위한 브리핑 자료 준비에 들어갔으며 정권 이양 업무를 관장하는 총무처(GSA)의 베스 뉴버거 대변인은 “명백한 당선자가 나설 때까지 정권이양 작업을 양 진영과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29일 “법률상 정권인수 자금 530만달러를 양쪽에 나눠 줄 수는 없지만 양측의 정권 인수 작업을 모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악관도 이날 정권이양업무 조정위원회(PTCC)를 처음으로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제이크 시워트 백악관 대변인은 “존 포데스타 백악관 비서실장이 양 진영과 회동 일정을 조정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에 만날 것”고 말했다. 그는 또 “비상 시국임을 감안해 정보 브리핑과 PTCC의 추진 업무에 대한 설명을 양쪽에 제공하는 등 정권 이양 작업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클린턴 행정부의 ‘양다리 걸치기’ 작전에는 △고어 후보가 이미 부통령자격으로 받고 있는 중앙정보국(CIA)의 일일 국가 안보 브리핑을 부시 후보에게 실시 △당선자 지휘없이 육군 대통령 취임식위원회의 독자적인 축하행진 코스 점검과 군악대 선발 △양당의 정부통령 후보에 대한 경호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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