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웰치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조종석을 맡았던 지난 20여년 동안 자신을 교사로 생각해왔다. 그가 회장에 취임한 후 처음으로 취한 조치 중 하나는 뉴욕주에 있는 GE의 경영 훈련센터인 크로턴빌을 자신의 전략적 혁명과 경영 혁명의 사관학교로 개조하는 것이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웰치 회장은 크로턴빌의 고정 출연자가 되어 매년 수백명의 GE 관리자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GE의 새로운 후계자로 지명된 제프리 이멜트(44)가 취임하기 전까지 웰치 회장에게는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그것은 자신의 마지막 강의로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위한 필독서를 집필하는 일이다.
어쩌면 ‘교사’라는 말은 전혀 교사 같지 않은 웰치 회장을 부르는 호칭으로서는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사실 웰치 회장은 대량 정리해고로 ‘뉴트론 잭’이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이며 속사포 같은 말투로 연설을 하느라 보통 때보다 심하게 말을 더듬으면서 완벽한 문장으로 말을 끝내는 경우가 매우 드문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잡지를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다시피 하는 뉴스광임을 자처하지만 피터 드러커의 책을 제외하고는 “크고 두꺼운 책을 그리 많이 읽지 않는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기도 하다. 대신 웰치 회장은 세계 최고의 기업 지도자들, 학자들, 컨설턴트들로 구성된 비공식적인 자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 출판될 예정인 그의 책이 1964년에 나온 알프레드 슬론의 고전 ‘제너럴모터스에서 보낸 나의 세월’ 이후 가장 중요한 경영학 교과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는 교사로서의 그의 명성에 힘입은 바 크다.
씨티뱅크의 전 총재이며 거의 30년 동안 GE의 이사직을 맡아온 월터 리스턴은 “경영자들이 쓴 책은 자신들이 (특정 분야의 산업에서) 이룩한 놀라운 업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GE는 가장 많은 분야의 산업을 아우르고 있는 회사이며 웰치 회장은 대단히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물론 웰치 회장의 책에 대한 이야기들 중 대부분은 출판사가 지불할 천문학적인 계약금에 관한 것이다. 타임워너 트레이드 출판사가 웰치 회장에게 지불할 계약금은 무려 710만달러에 이른다. 이처럼 계약금의 액수가 엄청나기 때문에 타임워너가 본전을 건지기 위해서는 대략 160만부를 팔아야 한다. 지금까지 기업 회장들이 쓴 책 중에서 160만부 이상 팔린 책은 크라이슬러의 전 회장인 리 아이아코카의 자서전뿐이다. 그러나 아이아코카의 자서전은 대단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었던 데 비해 웰치 회장의 책은 대단히 사무적인 책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E는 웰치 회장이 재임하는 동안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1981년에 GE는 주로 산업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로서 매출액이 279억달러였으나 오늘날에는 우주산업에서부터 TV와 금융업에까지 진출한 거대기업으로서 1700억달러의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445억달러 규모로 추진 중인 하니웰 인터내셔널의 인수작업이 끝나면 GE는 주식 발행고가 521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회사가 된다.
과연 이런 성공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웰치 회장은 자신의 좌우명이 되다시피 한 세 가지 주장을 책에서 단단히 강조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그 세 가지 주장은 다음과 같다.
△지도자를 양성하라. 웰치 회장은 “나의 일이란 사람들을 선택하고, 평가하고, 자신감을 심어주며, 아이디어를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간단하면서도 커다란 몇 가지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추고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자원을 집중한다.
△지속적인 변화의 주인이 되어 변화가 일어나도록 한다. 웰치 회장은 “조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들이 변화에 따라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http://www.nytimes.com/2000/11/29/business/29WELC.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