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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다]포스코개발 조용경 전무 "E메일 비즈니스 재미 톡톡"

입력 | 2000-12-01 15:18:00


내년이면 50세인 포스코개발의 조용경(趙庸耿)전무. 그는 ‘E메일 비즈니스’라는 독특한 비법을 터득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건설회사인 포스코개발의 국내 영업을 맡고 있는 그는 수주나 하도급 계약 등 공식적으로 만난 사람에게 반드시 동영상 카드를 E메일로 보낸다. 아직 계약이 성사되기 않았기 때문에 메시지의 내용은 거의 업무와 무관하다. 상대방의 안부를 묻거나 만났을 때의 인상을 글로 표현한 정도. 대신 동영상 카드는 될 수 있으면 화려한 것을 고른다. 요즘은 가을 거리 풍경에 시와 음악이 나오는 ‘가을편지’를 주로 택한다.

상대방이 답장을 보내오면 비즈니스는 본격 시작이다. 그는 “답장을 보면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과 상대방이 추진하는 사업 윤곽을 그려낼 수 있다”고 했다. 답장이 비즈니스와 무관해도 속마음을 어느 정도 읽어낼 수 있다는 것.

이런 비즈니스는 전화나 PC통신만 있던 시절에는 생각지도 못했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계약도 되기 전 전화를 거는 것은 어색하다. PC통신도 이용인구가 거의 없어 활용도가 떨어졌다.

E메일 비즈니스를 터득하기까지 그는 2년간 ‘공력’을 키웠다. 처음에는 절약을 위해 E메일을 썼다. 서울대 전자상거래 최고경영자 과정을 다니면서는 E메일 이용에 푹 빠졌다.

그가 즐겨 이용하는 사이버 공간은 사내 인트라넷 프로그램, 포털 사이트, 온라인 게임 등. 이같은 공간에서 ‘온라인 독심술(讀心術)’까지 익힌 것이 ‘E메일 비즈니스’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설명.

7형제 중 장남인 그는 올해부터 인터넷 포털 다음에 ‘즐거운 우리집’이라는 온라인 카페를 열고 36명의 집안 식구들과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 이 카페에서 그는가장에 그치지 않고 조카들의 고민과 유치원 손자들의 컴퓨터 교육도 도맡은 ‘선생님’이 되어 있다.

그는 “부모에게 말하지 못하던 것도 E메일로 진지하게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E메일을 지식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