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복서' 펠릭스 트리니다드(27·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신예 챔프 페르난도 바가스(22·미국)를 물리치고 중(中)량급 최강자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세계복싱협회(WBA) 슈퍼웰터급 챔피언 트리니다드는 3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들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국제복싱연맹(IBF) 챔피언 바가스와의 통합타이틀전에서 일방적인 공세 끝에 12라운드 1분33초만에 KO승을 이끌어냈다.
이로써 트리니다드는 39승(32KO) 무패 기록을 이어갔고 타이틀을 뺏긴 바가스는프로데뷔이후 첫 다운을 허용하며 20연승(18KO) 뒤 첫 패를 당했다.
모처럼 성사된 중량급의 빅카드는 1라운드에 싱겁게 끝나는 듯 했다.
바가스는 시작 종이 울리자 마자 거칠게 선제 공격에 나섰지만 노련한 트리니다드는 23초만에 레프트훅을 작렬시켜 첫 다운을 빼앗었다.
트리니다드는 22초 뒤 또다시 강력한 훅으로 2번째 다운을 시켰으나 이후 느슨한 경기운영으로 1회를 마쳤다.
초반 위기를 힘겹게 넘긴 바가스는 반격에 나서 4라운드에 트리니다드를 링에 쓰러뜨렸다.
그러나 5라운드부터는 트리니다드의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방심끝에 한 방을 허용했던 트리니다드는 송곳같은 레프트잽으로 바가스의 움직임에 제동을 건 뒤 강력한 좌우 훅으로 신예 챔프를 궁지에 몰았다.
마지막 12라운드들어 트리니다드는 지친 기색이 역력한 바가스에게 라이트에 이은 레프트 연타를 터뜨려 캔버스에 뉘였다.
불꽃같은 투지를 보인 바가스는 일어섰지만 트리니다드의 훅이 다시 폭발했고 바가스는 또 쓰러졌다.
바가스는 오뚝이처럼 일어났으나 트리니다드는 라이트 훅을 상대 안면에 터뜨려 12라운드 들어 3번째 다운을 기록했고 제이 나디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중량급 최고의 복서로 평가되는 트리니다드는 피넬 휘태커와 오스카 델라 호야,데이비드 리드에 이어 바가스마저 제압해 미국이 자랑하는 4명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모두 격파하는 저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