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벤처기업인들의 방탕한 생활과 권력유착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벤처기업협회 장흥순회장은 “문제가 된 사람들은 협회 회원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또 미래산업 정문술사장은 “그들은 벤처인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벤처업계는 ‘진정한’ 벤처인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벤처 관련 단체들도 ‘사회적 의무’보다는 회원이익 극대화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이 기업의 사회성과 도덕성을 중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벤처기업협회의 경우 설립취지로 △애로사항 수렴 △기술 경영정보 교환 △유대결속 강화 △정부정책의 실효성 제고 △국제경쟁력 강화 △경제발전에 기여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도 설립취지로 △기업 정부 제단체의 협력 도모 △정책건의 및 조사연구 △국제교류와 해외협력 △업계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 등을 명시해 회원이익을 우선하고 있다.
반면 실리콘밸리 기업은 사회봉사와 환경보전 등 도덕적 가치를 우선하고 있다. 이 지역 벤처기업의 비영리 단체인 ‘조인트벤처’는 주민 2000여명에게 설문조사하고 공청회를 거쳐 벤처기업이 지향해야 할 17가지 ‘가치’를 설정했다. ‘실리콘밸리 2010’으로 불리는 이 지향점은 우선 △기술혁신 △생산성향상을 내세우고 있다. 스스로의 노력을 우선시한 것. 이는 정보교류나 기업간 협력등 ‘결속’을 내세운 국내 협회와는 다른 관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세 번째부터는 △저소득층의 삶의 질 향상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기회제공 △자연보호와 복구 등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를 곧바로 명시해 기업철학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성균관대 정태명교수는 “벤처기업은 기존 기업과 달리 도덕적이며 사회적 책임감이 강해야 한다는 미국적 사회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며 “이같은 기준은 우리 사회에도 적극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기업협회 김태동 법률정책연구원은 “협회가 올 6월부터 업무를 시작한 신생단체여서 아직 공익적인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벤처 기업 문화가 보다 ‘질적 향상’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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