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간접투자시장에 투자원금을 보장한다는 신상품이 줄이어 등장하고 있다. 작년말 주식형 펀드에 돈을 맡겼다가 반토막이 나 간접투자시장을 외면하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안상품’으로 고안된게 대부분이다.
투신업계가 제안하는 ‘원금보존형’ 간접상품은 투자자금의 80∼90%로 국고채 등 우량채권을 사고 나머지 자금으로 각종 옵션에 투자하는게 기본 골격이다. 일임자문 방식으로 고객 자금을 굴리는 투자자문사들도 앞다투어 원금보존형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제일투자신탁운용이 이같은 상품을 들고 나오고 마이애셋자산운용과 유리에셋자산운용이 뒤를 잇자 삼성증권은 외국계인 소시에테제너럴과 손을 잡았고 시티뱅크도 관련 상품을 준비하는 등 ‘토종과 외국계’간의 한판 대결양상도 예상된다.
▽원금보존형 간접상품 1호〓제일투신운용이 첫 선을 보였다. ‘BIG & SAFE 슈퍼플러스 혼합투자신탁’을 30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자금의 60%이상으로 신용등급 A등급 이상 채권이나 기업어음(CP)을 매입하고 40%이하는 수익증권 등 유동성에 투자한다.
만기 1년이 되면 채권 등에 투자한 원금을 고스란히 돌려받는다. 우량채권을 매입하기 때문에 부도가능성은 아주 낮다는 것. 채권투자로 나오는 이자는 주가지수 콜옵션과 풋옵션을 매수한다. 옵션매수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 목표수익률을 8.8%로 잡았다.
▽차익거래와 옵션선물펀드〓유리에셋은 ‘유리오로라혼합형펀드’를 내놓았다. 자금의 60%이하를 현선물간 가격차를 이용한 무위험차익거래나 주가지수옵션을 조합한 합성선물로 운용해 투자원금을 보존하고 안정적인 수익률도 올린다는 것.
또 마이애셋은 국공채나 신용등급 A급이상의 회사채에 자금의 90%를 투자하고 10%이내를 주가지수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를 고안했다. 비중 10%의 파생상품 투자가 나머지 채권투자에서 얻는 수익률과 맞먹는 이익을 낸다는 설명이다.
▽외국운용사와 손잡는다〓삼성증권은 소시에테제너럴(SG)이 운용하는 원금보존형 상품의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자금의 80%정도로 만기때 투자원금이 되도록 할인채권을 매입한다. 나머지 20%로는 SG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굴리는 펀드의 콜옵션을 사들인다는 것.
삼성증권은 이 펀드가 과거 5년간 연평균 20%의 수익률을 거뒀다고 밝혔다. 또 채권은 외국기업 또는 국내기업이 외국에서 발행한 우량채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 삼성증권은 준비작업이 마무리되는 내년초부터 이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시티뱅크도 작업중〓은행업계에 따르면 시티뱅크가 원금보존형 간접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시티뱅크는 외국에서 살로먼스미스바니가 운용하고 있는 상품을 이미 판매하고 있다. 시티뱅크는 한국에서도 원금보존형 상품의 수요가 클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주의점〓원금보전형 간접상품은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고안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원금손실을 우려한 ‘큰손 고객’들을 간접투자시장에 붙잡아두기 위한 고육책이다. 따라서 큰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만약 증시가 예상밖의 활황을 보인다면 ‘원금은 건지자’라고 생각했던 투자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또 외국계가 자금을 굴리는 경우 운용의 투명성을 얼마나 보장받을 수 있는지도 헤아려야 한다.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