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부채특별법 제정과 농축산물 가격 보장 등을 촉구하는 ‘2000 경북농민대회’가 2일 오전 경북 의성군 의성읍 의성역 광장에서 지역 농민 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농민들은 이날 “전국 농가의 부채가 지난해 10월말 현재 총 35조7704억원으로 늘어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달 21일 열린 농민대회와 관련, 구속된 농민들의 석방과 수배 해제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농민들은 또 △농축산물 가격 보장 △농산물 수입 개방 철폐 및 한국과 칠레의 자유무역협정 폐기 △농업재해보상법 제정 △의료비 인상 철회 및 지역의보 국고 지원 50% 확충 등 대정부 요구 사항을 채택했다.
농민들 중 2000여명은 이날 정오경 대회 도중 한갑수(韓甲洙)농림부장관과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의성) 이상배(李相培·상주) 권오을(權五乙·안동)의원, 농민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리고 있던 의성군청으로 몰려가 사과와 돌 수백개를 던져 군청사와 인근 상가 유리창 수십장이 부서졌다.
또 일부 농민은 각목을 들고 군청사에 진입하려다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해 전경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농민들은 한장관에게 농정 실패에 따른 공개 사과와 면담 등을 요구하며 청사 출입을 막아 당초 간담회를 마치고 곧바로 상경하려던 한장관과 의원들이 2시간여동안 군수실에서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한장관은 이날 오후 2시반경 농민들의 요구에 따라 군청 마당으로 나와 “농민들이 요구한 농가부채 대책안을 최대한 수렴, 장관직을 걸고 연내에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농림부 안팎에서는 “주무장관이 농가부채를 연내에 해결할 것처럼 밝힌 것은 경솔한 처사였다”며 “정부는 농가부채 문제 중 해결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 등을 명확히 해 농민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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