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업계 통합과 재편이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업체인 포항제철을 중심으로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4개국 최대업체를 묶는 ‘동북아 철강 선두그룹 대연합’이 가시화되고 있다.
유상부(劉常夫·사진)포항제철 회장은 2일 도쿄(東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산(寶山)강철이 상호지분교환 등 협력을 요청해왔다”면서 “포철은 바오산강철이 해외증시에 상장하는 대로 주식을 인수하기로 합의하고 인수규모 등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대만 최대 철강업체인 차이나스틸(CSC)에 대해서도 “아시아 선두그룹간 우호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제휴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포철은 8월 일본 최대 철강업체이자 세계 2위인 신니테쓰(新日鐵)와 상호지분교환을 비롯해 철강기술 공동개발, 제3국 합작투자, 정보기술 및 신소재개발 분야 협력 등을 골자로 하는 포괄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유회장은 “이들과의 협력은 세계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며 유럽과 같은 경영통합 가능성은 없다”며 “구매나 연구 개발 등에 협력하고 불필요한 경쟁과 지출을 없애겠지만 각자 판매를 위한 선의의 경쟁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조강생산량은 포철 2654만t, 신니테쓰 2433만t, 바오산강철 1667만t, CSC 950만t으로 이들이 대연합하면 7000만t을 넘는다. 철강업계에서는 독자적인 시장개발이나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단일업체 생산량이 5000만t을 넘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유럽에서는 군소 철강사가 잇따라 통합해 △프랑스의 유지노연합(유지노+카커릴) △영국의 코러스연합(BSP+후고벤스) △룩셈부르크의 아베드연합(아베드+아쎄랄리아) △독일의 TKS(티센+크룹) 등 4그룹으로 재편됐다. 세계 5위인 유지노는 24위인 카커릴을 합병해 3위(지난해 생산량 2220만t)로 올라선 데 이어 8위의 TKS를 인수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