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명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 이루어지는 스포츠인 배구는 걸출한 스타 몇 명만 있으면 배구계를 평정할 수 있었다.
장윤창이 이끄는 대한항공과 하종화, 임도헌 등이 이끄는 현대자동차의 양강체제를 이끌어 나가던 실업배구판에 95년 11월 삼성화재가 창단하며 끼어들었다. 삼성화재는 창단과 함께 김세진을 포함한 대학 최강의 팀이었던 한양대의 주축들을 스카우트했다.
'96한국배구 슈퍼리그에 불참한 삼성화재는 다시 96년 말 신진식을 데려오며 막강한 좌우 쌍포를 구성하고 게다가 최고의 세터인 신영철까지 그 당시는 없었던 실업팀간의 트레이드를 성공시키며 코치겸 선수로 데려왔다.
삼성화재는 차근차근 계획대로 최강의 팀을 구성하며 97년 슈퍼리그에 참가 창단원년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이 후 지난 3월에 끝난 2000 현대 아산배 슈퍼리그까지 백구의 축제인 슈퍼리그를 한번도 놓치지 않고 전부 휩쓸었다.
노장화 되고 있는 다른 실업팀들은 도저히 신진식, 김세진의 좌우쌍포를 막을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올시즌 배구판도는 달라질 전망이다. 대어급 신인들이 실업팀들로 입단하는 가운데 삼성화재는 커다란 전력 보강 없이 오히려 김세진이 고질적인 무릎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화재와 함께 어설픈 양강체제를 구축했던 현대자동차는 노장센터 윤종일, 박종찬을 코트밖으로 밀어내고 경기대출신의 신경수를 영입했다. 현대자동차는 신경수와 4월 드래프트 출신인 홍석민 백승헌 등과 함께 삼성의 벽에 도전한다.
또한 드래프트 최고의 대어인 경희대의 윤관열을 영입한 대한항공도 박희상과 함께 거포를 동원하며 삼성호 침몰을 노리고 있다.
손석범(한양대)은 지난 4월에 LG에 입단했으나 손목부상으로 별다른 활약이 없었으나, 다시 명예 회복을 선언하며 문병택 등 노장들이 대거빠진 LG를 이끌고 삼성과 현대의 양강체제(?)를 깨겠다고 벼르고 있다.
실업팀의 각축 사이에 대학팀들의 도전도 볼만하다. 대학 최강인 한양대는 손석범이 빠졌으나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이경수가 건재하고 고교 최대어인 신영수, 이선규가 가세해 예전의 영광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과연 이들이 삼성이라는 거함을 침몰시키고 정상의 자리에 등극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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