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철도회사가 여성전용 전차칸을 만든다. 망년회 시즌을 맞아 밤늦게 귀가하는 여성을 치한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일본에서 치한방지용 여성전용칸을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다.
게이오(京王)전철은 12월 매주 목요일(7, 14, 21일)과 금요일(8, 15, 22일) 자정 전후에 도쿄(東京) 신주쿠(新宿)역을 출발해서 다카하타 후도(高幡不動)역과 와카바다이(若葉台)로 향하는 2개 노선의 10량 중 맨 뒤칸을 여성전용차량으로 지정키로 했다. 이 열차는 망년회 시즌에만 운행하는 임시열차.
게이오 전철이 이같은 아이디어를 내게 된 것은 망년회 시즌에 술에 취해 여자몸을 더듬는 남자승객이 많기 때문. 이 회사는 98년부터 차내에서 경고방송을 실시하고 있지만 치한행위는 98년 276건, 99년 351건, 올해는 상반기에만 205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회사측이 2일 신주쿠역에서 남녀 각 50명을 상대로 여성전용칸 도입의 찬반 여부를 조사한 결과 남성의 54%, 여성의 52%가 찬성했다. 그러나 일부는 ‘다른 칸이 혼잡해진다’거나 ‘강제당하는 느낌이 든다’며 반대했다. 회사측은 호응이 좋을 경우 이 제도를 평상시에도 확대운영할 계획.
일본에서는 주오(中央)선이 47년부터 73년까지 ‘여성과 어린이전용칸’을 운영한 적이 있고 게이한(京阪)전철은 54년부터 여고생전용칸을 운영하고 있다.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