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버지와는 달라!’
바사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35)이 지난달 경제학을 전공한 20대 중반의 규수와 은밀히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 최고의 신랑감’으로 꼽히던 그의 신부가 된 이는 이슬람 수니파 집안 출신으로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심장병 학자의 딸인 아스마 아크라스.
한 소식통은 “이들의 결혼 사실은 이슬람 성월(聖月)인 라마단이 끝나는 이달 하순경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소문없이 결혼식을 올린 것은 곳곳에 자신의 대형 동상을 세우는 등 나서기를 좋아했던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와는 달리 외양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그의 성격 탓으로 풀이된다.
6월 부친이 서거한 뒤 대통령에 취임한 바사르대통령이 지금껏 보여준 통치 스타일은 과연 아버지와 달랐다. 취임하자마자 그가 내린 명령은 수도 다마스쿠스 시내에 얼굴 사진을 걸지 못하게 한 것이었다.
지난달에는 지성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부친 재임시 투옥된 600여명의 정치범을 사면복권했다. 이달 초에는 40여년만에 처음으로 민간은행 설립을 허용했으며 증시 개설도 추진중이다. 이들 모두 쇄국과 독재를 통치의 근본으로 삼던 부친 시대에는 꿈도 못 꾸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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