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차기 CEO 내정자를 발표한 제너럴 일렉트릭사에서 CEO 후보들이 속속 회사를 떠나고 있다. 차기 CEO로 선정된 제프리 이멜트 GE의료기기 사장과 그 동안 경합을 벌였던 나머지 2명의 사장이 탈락과 동시에 모두 회사를 떠난 것. CEO 경쟁에서 탈락한 제임스 맥너니 GE항공엔진 사장은 사무용품 업체인 3M(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사 CEO로, 로버트 나들리 GE전력 사장은 가정용품 도소매업체인 홈디포(Home Depot)사의 CEO로 옮겼다.
비록 경쟁에서 탈락한 경영자임에도 이들을 받아들이는 업체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을 기록했다.
3M사의 주가는 발표가 나기 전부터 맥너니 사장을 영입할 것이라는 소문을 타고 급등세를 기록해 이틀만에 16%나 급등을 보였고 홈디포사도 3일간 18% 상승을 기록했다. 이들 두 경영자는 CEO경쟁에서 탈락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 타사에서 영입 제의가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강의 경쟁력을 지닌 오늘날의 GE를 만든 잭 웰치라는 걸출한 CEO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았고 자신들이 맡은 분야에서 이미 성공적인 실적을 거둔 검증된 경영자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GE사의 차기 CEO가 누가 되느냐에 대한 관심도 많았지만 이들 탈락자들이 어느 업체로 옮기는가도 시장의 관심사였다.
3M사는 98년의 역사에서 내부 승진의 불문율을 깨고 과감하게 외부에서 CEO를 영입했으며, 홈디포사도 비교적 짧은 역사에서 처음으로 외부에서 CEO를 영입하는 선례를 남겼다. 전문 업종이 판이하게 다른 업체로 옮겼음에도 전문가들의 평가는 우호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만큼 GE에서 훈련된 역량을 믿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한편, 한꺼번에 2명의 경영자를 잃은 GE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미 잭웰치 회장이 “경쟁에서 탈락한 경영자는 회사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비책을 이미 마련해뒀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선두주자인 GE 및 3M과 홈디포사가 새로운 CEO를 맞아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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