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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선택2000]주의회 개입-부재자표 무효訴 변수

입력 | 2000-12-07 18:47:00


혼미와 반전을 거듭해 온 미국 대통령선거가 플로리다주 의회의 독자적인 선거인단 선출 움직임 등으로 인해 막판에 돌출한 두 가지 변수로 또 다른 고비를 맞고 있다.

먼저 공화당이 상 하원에서 모두 다수당을 차지한 플로리다주 의회가 여론의 비판을 무릅쓰고 8일 선거인단 선출을 위한 특별회기를 소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아직도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에 내친 김에 조지 W 부시 후보의 승리를 확실히 굳히려는 속셈에서다.

미국 연방헌법은 각 주의 선거인단 선출방법을 주 의회에 일임하고 있으므로 플로리다주 의회의 이같은 움직임은 어쨌든 형식적으론 합법적이다.

그러나 플로리다주 개표를 둘러싼 공화 민주당의 법정공방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 의회가 ‘최후의 카드’를 꺼낸 것은 당파적 결정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

주 의회가 선거인단을 선출할 경우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수작업 재검표에 관한 재심리에서 이겨 극적인 ‘9회말 역전승’을 거둘 기회를 원천 봉쇄 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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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플로리다 주 의회의 특별회기 소집은 600만명에 가까운 유권자들의 뜻을 외면하는 비민주적 조치”라고 즉각 비난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선 플로리다주 의회가 선거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한편 선거 소송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몰리게 됐다.

재판에서 이기더라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민주당이 선거인단 선출일인 12일 이전에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등의 수작업 재검표를 통해 뒤집기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유일한 희망은 민주당 유권자들이 세미놀 카운티의 부재자 투표 1만5000장과 마틴카운티의 부재자 투표용지 약 1만장의 무효요구 소송에서 승리하는 경우뿐이다.

민주당 유권자들은 공화당이 이곳의 부재자 투표용지 약 2000장에 불법으로 유권자 등록번호를 써넣었다며 부재자 투표용지를 모두 무효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공화 민주 양당관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2건의 심리는 7일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열렸다.

부시 후보는 고어 후보에게 세미놀 카운티에서 4797표, 마틴 카운티에서 2815표를 이겼기 때문에 이곳 중 어느 한 곳의 부재자 투표만 무효로 처리돼도 현재 플로리다주 전체의 공식표차 537표는 뒤집어질 수 있다.

고어 후보가 수작업 재검표를 요구하는 바람에 부재자 투표용지 무효소송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면서도 내심으론 누구보다 민주당 유권자들이 승리하기를 빌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ligius@donga.com

▼부시 '강한 미국' 정책 추진 시사▼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조지 W 부시 텍사스주 지사는 6일 혼란을 틈 타 테러리스트들이 해외에 있는 미국의 권익을 공격할 경우 강력히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후보는 텍사스주 오스틴의 지사 관저에서 차기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발탁될 콘돌리자 라이스 스탠퍼드 대학 교수와 만난 뒤 “클린턴 행정부는 물론 본인이 맡게 되기를 희망하는 차기 행정부는 우리의 재산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감수할 자신이 있으며 테러신봉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두번째 브리핑을 받은 직후 “경고한다는 말은 이번 선거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동안 (테러신봉자들이) 우리나라를 이용하려 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협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부시 후보는 백악관 비서진 인선을 마무리했으나 발표할 단계는 아니라면서도 라이스 교수는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말해 그의 백악관 안보보좌관 기용설을 확인했다.

그는 공화 민주 양당의 백중세로 나타난 의회 구성과 관련, “미국 역사에서 초당파적 외교 정책을 도모할 수 있는 매우 독특한 순간”이라며 집권할 경우 민주당과 협력할 뜻을 밝혔다.

부시 후보는 지난 주말 면담한 콜린 파월 전합참의장의 차기 국무장관 기용에 대해서도 “그렇게 할 필요가 있으면 순식간에 지명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루한 법정공방에 대해서도 “이제 곧 끝날 것이다. 할 일이 태산같다”는 말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날 부시 후보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집권 이후 그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힘을 우위에 둔 ‘강한 미국’ 정책을 구사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여겨져 눈길을 끈다.

tao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