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탤렌트 원빈, 베스트드레서
‘겸손한 카리스마’로 집약되는 이미지 덕분일까, 아니면 177cm, 65kg, 허리 29인치라는 조각 같은 ‘옷걸이’ 때문에?
탤런트 원빈이 7일 ㈜모델라인 주최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베스트드레서상 시상식에서 남자탤런트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인기탓도 있지만, 패션디자이너 사진작가 의상학교수로 구성된 100명의 선정인단 과반수가 최고점을 준 선택이었다.
“평소에 자주 입는 거요? 잠방이 면바지, 베르수스 면티셔츠, 오클리 운동화, 바나나리퍼블릭 양털잠바….”
◇아무리 추워도 '한겹 패션'
바지는 매장에서 8만원, 티셔츠는 이탈리아에서 4만원 정도에 구입, 끈도 없이 발만 넣으면 편해서 스스로 ‘고무신’이라 부르는 검은색 운동화는 국내 백화점에서 20만원대, 양털잠바도 뉴욕에서 세일 때 150달러 정도에 구입했단다. 의상은 주로 본인이 하이틴 잡지와 일본 패션잡지 등을 참고해 선택하면 코디네이터들이 구해 온다.
시상식 전날 기자와 만난 원빈은 우선 자신이 ‘가을동화’ 속 부유한 청년역처럼 ‘명품’ 패션스타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패션쇼나 오늘처럼 촬영이 있는 날이 아니면 거의 구두도 신지 않을 정도로 캐주얼을 선호한다. 평소에는 국산 중고가 브랜드 의류 여러 벌을 사서 바꿔가며 입는다고 말했다.
원빈의 또 다른 특징은 ‘한 겹 패션’이다. 추운 겨울임에도 속에는 컬러 없는 면티셔츠 하나. 외투를 빼면 언제나 한 겹이다.
남방과 셔츠는 물론 요즘 자주 입는 브이넥 니트 안에도 별도의 속옷은 생략한다. 심지어는 시계 반지 귀고리 팔찌 머플러 등 액세서리나 부속물도 일절 달고 다니지 않는다.
원빈은 “거추장스러운 걸 싫어 해 중학교 졸업 뒤에는 러닝셔츠도 입어보지 않았다”며 웃는다.
유일한 속옷인 팬티는 기본형 삼각팬티와 달라붙는 트렁크형 사각이 반반쯤 있다고.
동석한 매니저 정형범씨는 여러 가지 장식과 옷으로 시선을 분산하지 않고 바지와 티셔츠 같은 기본 아이템을 ‘잘’ 입는 게 원빈만의 코디비결이라고 분석했다.
◇검은색-흰색으로 멋스럽게
사실 N세대(그는 77년생)에겐 흔할 법한 힙합바지나 골반바지 한 벌 없다. 그저 쫙 떨어진 일자바지. 바지단도 복숭아뼈 밑으로는 내려오지 않는다. 대신 팔 다리가 길어 국산브랜드로는 셔츠 105, 바지는 32인치 사이즈를 입는 탓에 여유로운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몸에 걸치는 색상은 검은색과 흰색이 주류다. 심플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멋을 내기에 적당하다는 모범답안도 덧붙였다.
“촬영 때문에 가끔 머리에 갈색 블리치를 하기도 하지만 나머지 시간은 검은색을 유지해요. 지저분하잖아요.”
원빈은 진한 검은색 머리를 고집한다. 솟아오른 ‘삐죽삐죽 머릿결’은 상시 맨들맨들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헤어왁스’로 고정한다. 젤은 굳어지고 무스는 거칠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원빈 패션' 따라잡기
여성이라면 남편이나 애인에게 ‘원빈 같은 옷차림’을 권하고 싶을 듯하다.
‘원빈패션’은 팔다리가 길고 어깨는 넓고 적당히 야무진 근육이 있는 남성에게 어울린다. 상대남성의 얼굴이 원빈처럼 눈썹이 짙고 갸름하다면 컬러가 넓고 높은 흰색 와이셔츠로 시선을 분산시키면 좋다. 배가 조금만 나와도 면티셔츠에 자국이 나고 하반신이 짧으면 일자바지의 각선미가 연출되지 않으므로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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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j1999@donga.com